Claude 개발사, 이르면 추수감사절 직전 나스닥 상장 추진...티커 'ANT'
400쪽 넘는 S-1 가운데 위험요인만 94쪽...AI의 가능성과 통제불능 위험 동시에 제시

인공지능(AI) 모델 Claude를 개발한 Anthropic이 이르면 다음 달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한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자사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 가운데 하나로 "보험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적 AI 관련 사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nthropic은 최근 기업공개(IPO)를 위한 S-1 등록서류를 공개했다. 회사는 이르면 추수감사절 직전 주에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주식 티커는 'ANT'로 정했다.

Anthropic은 목표 기업가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IPO가 역대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앤트로픽
(앤트로픽. 자료화면 )

특히 400쪽이 넘는 S-1에서 위험요인만 94쪽에 달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재앙적 AI 사고, 손해가 보험한도 넘어설 수 있다"

Anthropic은 투자자들에게 AI 기술이 극단적인 경우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 측은 'catastrophic AI-related incident', 즉 재앙적 AI 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너무 커 회사가 가입한 보험으로는 손실을 충분히 보전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적인 기술기업의 사이버보안이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넘어, AI 자체의 행동이나 AI를 이용한 공격이 기업과 사회에 광범위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위험을 상장서류에 직접 포함한 것이다.

앞서 공개된 Anthropic의 IPO 자료에서도 회사는 AI 모델이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하거나 악의적인 사용자가 모델을 이용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을 주요 위험으로 제시해왔다.

"데이터센터 안에 천재들의 나라"

Anthropic의 S-1은 AI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회사는 첨단 AI가 인간의 인지업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기업이 사실상 "데이터센터 안에 천재들의 나라(country of geniuses in a data center)"를 보유하는 시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과학연구에서도 수십 년에 걸쳐 이뤄질 발전을 불과 몇 년으로 압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AI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과학연구, 의학, 기업 의사결정 등에 적용되면서 인간의 생산성을 과거 산업혁명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동시에 "생물학 무기 개발 도울 수도"

그러나 같은 서류에서는 정반대의 미래도 경고한다.

강력한 AI 에이전트가 새로운 생물학적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I가 복잡한 생물학 지식을 분석하고 실험방법이나 제조과정을 보조할 정도로 발전하면 과거에는 전문지식과 시설이 필요했던 위험한 작업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다.

Anthropic은 이러한 위험 때문에 첨단 모델의 개발과 배포 과정에서 별도의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지정학적 질서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

S-1에는 AI가 글로벌 지정학적 질서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도 포함됐다.

AI 기술을 먼저 확보한 국가나 기업이 경제력과 군사력, 정보능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얻을 수 있고, 국가 간 AI 경쟁이 빠르게 격화될 경우 기존 국제질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AI 기술패권 경쟁과도 직접 연결되는 위험요인이다.

AI 모델과 이를 훈련하는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전력 인프라는 이미 국가안보 문제로 취급되고 있다.

"AI가 인간의 감독을 우회할 수도"

Anthropic은 더 강력한 AI가 인간의 감독체계를 우회하거나 이를 무력화할 가능성도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S-1에는 미래의 AI 에이전트가 자신을 통제하려는 감독체계를 'subvert', 즉 전복하거나 우회할 가능성이 언급됐다.

AI 모델이 더욱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장기간에 걸쳐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 인간이 모델의 행동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다.

회사는 AI 발전속도 자체가 너무 빨라 "어떤 개인이나 집단도 이해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위험요인으로 적시했다.

하나의 IPO 서류에 'AI 낙관론과 AI 종말 위험'

WSJ는 이번 S-1을 두 개의 전혀 다른 미래가 하나의 기업공개 문서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쪽에서는 AI가 인간의 인지업무를 혁신하고 수십 년의 과학발전을 몇 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AI가 생물학적 무기를 가능하게 하고 국제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인간의 감독을 우회하고, 심지어 인간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AI 업계 최고경영자들이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기술의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이야기해왔지만, 이번에는 그 내용이 실제 투자자가 읽는 증권신고서에 법적 위험요인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험 공시만 94쪽

Anthropic의 전체 S-1은 400쪽을 넘는다.

이 가운데 94쪽이 위험요인 설명에 사용됐다.

AI 모델 자체의 위험뿐 아니라 막대한 컴퓨팅 비용과 데이터센터 확보, 소수 고객에 대한 매출 의존, 경쟁사와의 기술경쟁, 법률과 규제, 개인정보와 저작권, 공급망 등 다양한 위험이 포함돼 있다.

특히 Anthropic은 AI 산업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현재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이 새롭게 나타날 가능성도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Spark Capital, 거의 유일하게 이름 드러낸 VC

IPO 서류에서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이름이 대부분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Spark Capital은 예외적으로 중요한 투자자로 등장했다.

Spark Capital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Anthropic에 약 8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S-1에 나타났다.

Spark는 아직 많은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Anthropic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2023년 회사의 4억5,000만달러 규모 자금조달을 주도하며 초기 주요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Spark의 제너럴파트너 야스민 라자비(Yasmin Razavi)는 현재 Anthropic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벤처캐피털 투자자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 VC보다 빅테크 자금 비중 커

Anthropic의 자본구조는 일반적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다소 다르다.

전통적인 벤처캐피털뿐 아니라 Google과 Amazon을 비롯한 대형 기술기업들의 자금이 대규모로 들어왔다.

이는 생성형 AI 산업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최첨단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GPU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에 수십억달러에서 수백억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VC 자금만으로는 성장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

Anthropic은 이미 앞으로 수년 동안 수천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 163억달러...그러나 손실도 막대

앞서 공개된 Anthropic의 S-1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63억달러로 전년 동기 11억달러에서 거의 15배 증가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기업과 개발자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컴퓨팅과 인프라 비용만 약 90억달러에 달했다.

상반기 순손실은 807억달러로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약 720억달러는 전환사채 등 금융상품의 공정가치 변화에 따른 회계상 비용이었다.

따라서 807억달러 전체를 실제 현금유출이나 영업손실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향후 인프라 비용 6,000억달러 이상

Anthropic의 가장 큰 재무적 부담 가운데 하나는 컴퓨팅 인프라다.

회사는 향후 7~10년 동안 클라우드 사용계약으로 약 4,500억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oogle과 약 1,110억달러, Amazon Web Services와 약 1,100억달러, Microsoft와 약 31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약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실제 사용량과 관계없이 지급해야 하는 비취소성 계약이다.

여기에 Nvidia 칩을 Nscale과 Lambda를 통해 임대하는 데 최대 860억달러, Google 칩 관련 계약에도 1,600억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회사는 앞으로 필요한 인프라 비용이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추가 협상이 진행 중인 계약까지 포함할 경우 7,5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매출 20%가 고객 두 곳에서 발생

고객 집중도도 위험요인이다.

Anthropic은 2026년 상반기 매출 163억달러 가운데 약 20%가 단 두 고객으로부터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소수의 대형 고객이 매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기업고객 한두 곳이 계약을 줄이거나 경쟁 AI 모델로 이동할 경우 매출에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AI 데이터센터 확보도 경쟁

컴퓨팅 인프라 확보 자체도 쉽지 않다.

Anthropic은 S-1에서 클라우드 파트너들에게 자신들이 요구한 만큼의 컴퓨팅 용량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부 업체들이 이를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Google과 Amazon, Microsoft 같은 클라우드 업체들은 Anthropic의 핵심 인프라 공급자인 동시에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경쟁사이기도 하다.

이에 Anthropic은 장기임대와 제3자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이용해 자체적인 인프라를 확보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명시했다.

상장 후에도 독특한 지배구조 유지

Anthropic의 IPO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회사의 지배구조다.

회사는 일반적인 주식회사와 달리 장기적인 공익과 AI 안전을 감독하도록 설계된 Long-Term Benefit Trust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신탁은 이사회 구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회사의 일부 중요한 결정에 대해 실질적인 제동력을 행사할 수 있다.

Anthropic은 이러한 구조를 IPO 이후에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일반주주가 회사의 주요 전략과 이사회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다른 상장회사보다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르면 추수감사절 직전 상장

Anthropic은 나스닥에 'ANT'라는 티커로 상장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모가격과 발행주식 수, 목표 기업가치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Anthropic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에 이를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 수준에서 상장이 이뤄질 경우 기존 기술기업 IPO 기록을 크게 넘어서는 역사적인 상장이 될 수 있다.

회사는 이르면 추수감사절 직전 주에 상장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의 최대 기회와 최대 위험을 동시에 파는 IPO

Anthropic의 IPO는 단순한 기술기업 상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투자자들은 한편으로는 인간의 인지업무를 자동화하고 과학발전을 가속할 수 있는 거대한 성장산업에 투자하게 된다.

동시에 회사가 직접 인정한 대로 AI가 생물학적 무기를 가능하게 하거나 지정학적 질서를 흔들고 인간의 감독을 우회하며 보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적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도 함께 떠안게 된다.

Anthropic의 400쪽이 넘는 S-1이 보여주는 것은 결국 AI 산업이 가진 두 얼굴이다.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AI가 "데이터센터 안에 천재들의 나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같은 문서에서 그 기술이 인간이 이해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