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의 약 4분의 1 대상...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
Skydance도 같은 날 바이아웃 제시...AI 투자 확대 속 기업들 인건비 절감 압박

Microsoft가 전체 직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6만명에게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바이아웃(buyout) 제안으로, 대규모 해고 대신 직원들에게 일정한 보상과 함께 스스로 퇴사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자료화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icrosoft와 Skydance는 26일 각각 대규모 직원들에게 자발적 퇴직 패키지를 제안했다. 두 회사 모두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직 어떤 직무가 AI로 대체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선 전체 인력규모를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Microsoft 사상 최대 바이아웃

Microsoft의 이번 프로그램은 약 6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회사의 전체 직원 가운데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Microsoft가 지금까지 실시한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크다.

회사 최고인사책임자 에이미 콜먼(Amy Coleman)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Microsoft로서는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여기에서 배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Microsoft는 다만 모든 부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사업부는 프로그램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참여 가능 여부도 각 사업부의 우선순위와 필요한 인력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해고' 대신 직원에게 선택권

최근 대기업들이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규모 해고가 불러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Google을 소유한 Alphabet과 Verizon, Intel도 최근 몇 년 동안 대규모 인력감축 과정에서 바이아웃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특히 올해는 Netflix와 Oracle, Meta Platforms, PayPal, Amazon 등 다수 기술기업이 대규모 해고를 실시했다.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보다 자발적 퇴직을 먼저 제시하는 방식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

직원 사기 충격도 줄일 수 있어

퇴직 프로그램은 남아 있는 직원들의 사기에도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최고매출책임자 앤디 챌린저(Andy Challenger)는 자발적 퇴직이 직원들에게 일정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복잡하고 감정적인 과정을 조금 더 쉽게 만든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프로그램에는 특징적인 패턴도 있다.

챌린저는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에 은퇴를 몇 년 앞둔 고연령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우수한 직원이 먼저 나갈 위험도

기업 입장에서 바이아웃이 항상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여러 부서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퇴직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직원들이 먼저 떠날 수 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기술이나 경험을 가진 직원일수록 다른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퇴직 패키지를 받고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회사가 줄이고 싶은 인력이 남고 오히려 유지하고 싶은 직원이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Microsoft가 일부 부서를 프로그램 대상에서 제외하고 각 사업부의 필요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도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4월에도 8,600명 대상으로 퇴직 프로그램

Microsoft가 올해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지난 4월 약 8,600명을 대상으로 자발적 은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당시 대상 직원 가운데 30% 이상이 프로그램을 받아들였다고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WSJ에 전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번 6만명 대상 프로그램에서는 실제 참여율이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원수 이미 5,000명 감소

Microsoft는 지난 6월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22만3,000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이는 2025년 말보다 약 5,000명 감소한 수준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몇 명이 퇴직을 선택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Microsoft가 인력규모를 추가로 줄이려는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Skydance도 같은 날 바이아웃

Microsoft뿐 아니라 Skydance도 같은 날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Skydance는 최근 Paramount Skydance와 Warner Bros.의 810억달러 규모 합병을 완료하며 새롭게 출범한 미디어그룹의 모회사다.

회사는 바이아웃 대상 직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자격을 갖춘 직원들에게 개인별로 다른 조건과 퇴직 패키지를 제시하고 일정 기간 안에 수락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근 주 5일 의무화와 동시에 시행

Skydance의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은 새로운 사무실 출근정책과 동시에 발표됐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주 5일 사무실 근무를 의무화했다.

직원 입장에서는 완전한 사무실 복귀를 받아들이거나, 회사가 제시하는 바이아웃을 받고 떠날 수 있는 선택지가 동시에 제시된 셈이다.

합병 이후 중복 인력을 줄이면서 새로운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려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AI 투자비용이 인력 구조조정 압박

두 회사의 움직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배경은 AI다.

기업들이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각종 자동화 도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기존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구조를 다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Goodwin Recruiting의 최고경영자 앤디 데커(Andy Decker)는 기업들이 "미래에 사용할 AI와 도구에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현재의 인력을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주들이 기업에 비용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적정 인원수 알지 못해

흥미로운 점은 기업들 스스로도 앞으로 얼마나 많은 직원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AI가 어떤 직무를 얼마나 대체할 것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Meta 최고재무책임자 수전 리(Susan Li)는 올해 봄 투자자들에게 "미래에 회사의 최적 인력규모가 얼마가 될지는 사실 우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AI가 이미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지만 모든 직무가 같은 속도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의 인력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장 비용은 줄여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제는 '직원 대 AI 에이전트' 비율까지 계산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는 직원과 AI 에이전트의 비율까지 새로운 생산성 지표로 등장하고 있다.

인사전문가 조시 버신(Josh Bersin)은 최고경영진이 한 회사 안에서 인간 직원과 AI 에이전트가 어느 정도 비율로 일해야 하는지를 점점 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반복적인 사무업무와 코딩, 자료분석, 고객지원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경영진이 전체 직원수 자체를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직원 1인당 매출과 같은 생산성 지표를 높여야 한다는 압력도 받고 있다.

전체 직원수를 줄이면 매출이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직원 1인당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AI가 일자리 대체하기 전부터 인력 줄인다

이번 Microsoft 사례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AI가 정확히 어떤 일자리를 없앨지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업이 먼저 인력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구조조정은 특정 사업부 폐쇄나 매출감소, 합병 등 비교적 명확한 이유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 AI 관련 구조조정은 조금 다르다.

기업들은 AI가 앞으로 더 많은 일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로 어떤 직무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수십억달러 또는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AI 투자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현재 비용을 줄여야 한다.

결국 미래의 AI 생산성 향상을 예상하면서 현재 인력을 먼저 줄이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해고 아닌 감원' 빅테크로 확산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은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중간 단계다.

직원들에게 일정한 보상과 함께 스스로 떠날 기회를 제공하면서 전체 인원수를 줄일 수 있다.

기업은 대규모 해고에 따른 이미지 손상을 줄이고,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해고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회사를 떠날 수 있다.

Alphabet과 Intel, Verizon에 이어 Microsoft까지 이 방식을 대규모로 활용하면서 자발적 퇴직이 AI 시대의 새로운 인력 구조조정 방식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목표 못 채우면 결국 강제해고 가능성

그러나 인사 전문가들은 바이아웃이 구조조정의 끝이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기업이 자발적 퇴직을 통해 목표한 만큼 인건비를 줄이지 못하면 다음 단계는 비자발적 해고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챌린저는 "자발적 퇴직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결국 비자발적인 상황으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바이아웃 제안이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추가적인 비용절감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Microsoft의 이번 6만명 대상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인력감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게 퇴직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사실은 분명한 방향을 보여준다.

AI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는 기술기업들이 이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과 동시에, 그 기술을 전제로 기존 조직의 규모까지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