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투표일인 이날 오전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에 전화 출연해 "우리는 이스라엘에 더 이상 돈을 내지 않을 것이다. 이미 올해 말까지 이스라엘에 돈을 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비(네타냐후)와 내가 이스라엘에 연간 40억 달러를 주는 것을 몇 달 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도 괜찮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매우 성공한 나라가 됐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이스라엘을 도울 것"이라면서도, 원조를 끊는 이유 중 하나로 정치적 부담을 들었다. "왼쪽 진영이 40억 달러 지원을 '불공정'의 상징으로 이용한다. 엘사이드 같은 극단주의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는 나쁜 토킹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압둘 엘사이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기존 합의와 다른 속도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간 군사원조는 2016년 체결된 10년 양해각서(MOU)에 따라 연간 약 38억 달러 규모로 2028년까지 이어지도록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일정을 2년 앞당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올해 들어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 군사원조를 완전히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경제와 방위산업이 성장하면서 자립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즉각적인 중단을 주장한 적은 거의 없었다. 이스라엘 안보 당국과 야당 일각에서는 "이란과 레바논, 가자 등 다전선 상황에서 원조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입장이 강하다.
백악관과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즉각적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이스라엘 언론은 재무부 관계자들이 이번 발표에 놀랐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원조의 성격과 향후 전망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군사원조는 대부분 미국산 무기 구매에 쓰인다. 따라서 원조가 중단되더라도 이스라엘이 미국 무기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길은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원하는 것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의회는 이미 2028년까지 원조를 승인해 둔 상태다. 원조를 조기에 끊으려면 의회 협력이 필요하다. 한편 미 국방수권법(NDAA) 논의 과정에서 단순 원조 대신 미·이스라엘 공동 생산과 기술 협력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미국은 2025년 5월까지 이스라엘에 약 1740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했다. 2023년 10월 하마스 공격 이후 추가 지원도 상당했다.
이번 발언은 중간선거 당일 나온 만큼 정치적 메시지로 읽히는 측면이 크다. 원조 중단이 실제로 연말까지 이뤄질지, 아니면 점진적 축소로 조정될지는 의회와 이스라엘 측 반응, 그리고 중동 정세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