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입구 미사일기지 있는 전략 요충지 타격...최근 수주간 제한적 공격 지속
이란 혁명수비대, 미 전투기에 지대공미사일 발사...미군은 상선 겨냥 미사일도 요격
트럼프 "몇 달간 전투하지 않았다"...중간선거 이후 대규모 공습 가능성에는 "아니다"

미군이 이란의 전략적 요충지인 케슘섬(Qeshm Island)을 공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면전 재개 가능성을 낮춰 말하고 외교협상 가능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제한적인 군사충돌이 최근 수주간 계속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케슘섬
(이란 케슘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2일 케슘섬을 공격했으며, 이번 작전이 최근 몇 주 동안 비공개로 실시해온 일련의 제한적 대이란 공격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Reuters와 AP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케슘섬을 포함한 호르무즈해협 일대의 이란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이란과 전쟁은 이미 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미국과 이란의 대규모 전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낮춰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했다. 우리가 이겼다"며 "몇 달 동안 전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다시 공격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Reuters도 트럼프가 2일 이란에 대한 새로운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낮춰 말하면서 테헤란과 협상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는 최근 수주간 제한적 공격 계속

그러나 미 정부 관계자들이 설명한 실제 군사상황은 트럼프의 발언보다 복잡하다.

미군은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에 대한 소규모 공격을 계속해왔으며, 그 가운데 상당수는 공식 발표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러한 공격을 전면적인 전쟁 재개가 아니라 미군과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작전'으로 규정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업용 선박을 공격할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미 전투기에 지대공미사일 발사

2일에는 실제로 미군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이의 직접적인 무력충돌도 발생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 전투기를 향해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했고, 미 전투기가 이에 대응해 반격했다.

별도의 사건에서는 케슘섬에서 발사돼 상업용 선박을 겨냥하던 이란 측 미사일을 미군이 요격했다고 미 당국자가 밝혔다.

Reuters도 이번 미국의 공격이 이란 측 지대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방어적 조치였다는 미 관리의 설명을 전했다.

미국, 공격 사실 일부러 공개하지 않아

과거 미·이란 전쟁 당시 미국은 대규모 공습 이후 목표와 작전내용을 공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공격은 대부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 당국자는 WSJ에 미국이 의도적으로 작전을 조용히 진행하는 이유는 이란에 대해 대규모 전투작전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은 군사적으로 이란의 공격 능력을 제한하면서도 이를 새로운 전면전의 시작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케슘섬은 호르무즈해협 입구 전략요충지

케슘섬은 이란 남부 호르무즈해협 입구에 위치한 대형 섬이다.

세계 석유와 LNG 해상운송에서 가장 중요한 통로 가운데 하나인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섬에는 이란의 대규모 지하 미사일시설과 해군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담수화시설도 위치해 있다. 미국은 이전 전투에서도 케슘섬을 공격했고, 미 당국 내부에서는 한때 섬을 직접 장악하는 방안까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이 핵심

미국이 케슘섬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호르무즈해협 때문이다.

이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좁은 통로로 세계 원유와 LNG의 상당량이 이곳을 지나간다. 이란이 미사일이나 드론, 고속정 등을 이용해 선박을 공격하면 국제 에너지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제한적인 공격 역시 이란이 이 지역에서 민간선박을 자유롭게 공격할 수 없도록 미사일 발사시설과 군사거점을 억제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면전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전쟁 재개 가능성을 낮추고 있지만 행정부 내부에서는 추가 공격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추가 공습과 대이란 경제제재 강화, 이란의 대외무역 봉쇄 확대 등 여러 선택지를 논의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를 이끄는 브래드 쿠퍼(Brad Cooper) 제독도 지난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에게 이란 관련 군사선택지를 보고했다.

Reuters 역시 트럼프가 공개적으로는 공격 여부에 부정적인 답을 했지만 행정부가 여전히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대규모 공격 대비 전력 증강

미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중동지역의 군사력도 강화해왔다.

최근 몇 주 동안 추가 미사일방어체계와 탄약을 중동지역으로 이동시켰으며 더 광범위한 공격을 실시할 수 있는 준비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앞서 걸프지역 동맹국들에게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상대로 '짧고 강도 높은 작전'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WSJ가 보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최근 발언에도 불구하고 실제 군사옵션이 완전히 폐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중간선거 직전 발언 수위 낮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변화 시점도 주목된다.

그는 최근 수주 동안 미국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나 중간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2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트럼프와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한 외교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가 떨어지는 것도 전쟁 없을 거라 보기 때문"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유가 하락도 시장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 다시 전쟁이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일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외교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케슘섬 공격 사실이 알려진 뒤 중동지역의 군사적 위험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유가는 일부 반등했다. WSJ도 3일 미국의 대이란 공격 소식으로 공급차질 우려가 다시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공은 미국 쪽에 있다"

이란도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Esmail Baghaei)는 테헤란에서 기자들에게 전쟁을 끝낼 합의와 관련해 "공은 미국 쪽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요구조건이 이미 명확하고 투명하게 제시됐으며 합리적인 요구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실제 협상조건에서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Reuters에 따르면 이란은 석유제재 해제와 미국의 해상봉쇄 종료, 동결자금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에서 아직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카타르가 중재 나서

현재 외교협상의 주요 중재국은 카타르다.

이란 협상단과 카타르 측 중재자들은 최근 며칠 동안 도하에서 연속 협상을 진행하며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를 좁히려 하고 있다.

Reuters는 양측이 중재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전면적인 휴전도, 본격적인 전쟁 재개도 아닌 불안정한 중간단계에 가깝다.

이란 "다시 공격하면 중동 밖에서도 보복"

이란은 미국이 다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강력하게 보복하겠다는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를 비롯한 이란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이 전쟁을 재개한다면 중동지역뿐 아니라 그 밖의 지역에서도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uters에 따르면 이란군은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목표물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이란 강경파 언론에서는 중동 밖의 미군시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방어적 공격'으로 규정

미국은 최근 공격이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AP가 인용한 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실시한 최근 공격들을 '방어적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설명대로라면 이란이 미군이나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거나 공격준비를 하는 경우 해당 시설을 선제 또는 대응 타격하되, 이란 본토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공습으로는 확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사적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몇 달 동안 전투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과 달리 미·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군은 최근 수주 동안 제한적 공격을 계속했고 2일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전투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뒤 미국이 반격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다만 미국은 이런 사건들을 대규모 전쟁의 재개가 아니라 호르무즈해협의 제한적인 군사대응으로 관리하려 하고 있다.

이 점이 현재 미국의 대이란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다.

'협상하면서 때리는' 이중 전략

현재 상황을 보면 미국은 사실상 외교와 군사압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카타르 등을 통한 협상을 열어두고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전쟁 종식을 논의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군사시설을 공격하며 압박을 유지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개적으로는 전면전 가능성을 낮춰 말하면서도 군사옵션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가 첫 분수령

가장 중요한 시점은 3일 중간선거 이후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이란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선거 이후로 미뤄왔고, 미군은 동시에 중동지역에 병력과 무기를 추가 배치해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가 직접 "공격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외교적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당장 대규모 전쟁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2일 케슘섬 공격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실제 군사적 긴장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면전은 피하면서 이란 공격능력은 억제

미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 전략은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국제 원유와 LNG 운송을 보호하고 미군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군사작전을 대규모 전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서 협상의 여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케슘섬 공격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것도 이런 전략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전쟁도 완전한 평화도 아닌 상태에서 제한적인 군사충돌과 외교협상을 동시에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에서 이겼다"며 전면전 재개 가능성을 낮춰 말하고 있지만, 케슘섬에서 실제 미사일과 전투기가 맞서는 상황은 양국의 충돌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향후 카타르의 중재협상이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호르무즈해협에서 추가 충돌이 발생할 경우 현재의 제한적 공격이 다시 대규모 군사작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반대로 외교협상이 진전된다면 이번 케슘섬 공격은 전면전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군사적 압박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