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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으로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가 열렸다. 이번 미사는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공식 행사였다.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새터민과 납북자 가족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이 참석해 교황이 전하는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경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한국 방문 기간에 무엇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 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많이 던졌다.
교황은 방한 마지막날 미사 강론을 통해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말씀은 화해와 평화에 관한 예수님 메시지의 깊은 핵심을 드러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외에 한반도 평화 조성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킨다는 측면에서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또, 교황은 이번 방한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에 큰 관심을 나타냈고, 방한 이틀째인 15일, 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을 만나 노란 리본을 달고 대전월드컴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드리기도 했다.
17일 오전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이호진 씨의 세례식이 끝난 뒤 자필로 직접 서명한 한글 편지를 세례식에 배석한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를 통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또, 18일 교황에게 직접세례를 받고 이호진씨는 “가슴 한 쪽에 자리잡고 있던 돌덩이 몇 개가 (세례를 받고 나니) 좀 내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순례길을 밟는 동안 교황을 만나면 세례를 직접 받겠다고 생각했지만 십자가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할지 몰라 그저 바랄뿐이었다는 이씨는 단독 세례라는 은혜에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는 “교황님께서 오셔서 희망을 주셔서 (문제 해결을) 기대해본다"라며 "이렇게 오래산 보람이 있다"라고 미소지었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펼치는 한옥순(67) 할머니는 "그분의 메시지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원전을 더 지으면 평화가 오지 않는다. 교황님 말씀에 따라 평화가 올 때까지 싸우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미사를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4박5일 간의 국빈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떠나며 한국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 국민들이 마음을 다해 환대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의 품위와 존엄성을 주님께서 계속 지켜주시길 기원한다"면서 "인위적 분단상황이 일치를 향해 나아가서 남북 평화통일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이는 하나의 희망이자 약속"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남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출국했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서울공항에서 교황을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