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전 세계에서 매년 약 40초에 한 명꼴인 80만 4천명이 자살하고, 10만명당 평균 11.4명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중 약 75%가 중간이나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했다. 자살자수는 인도가 25만 8075명으로 가장 높았고, 자살율 증가율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키프로스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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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세계보건기구(WHO)가 자살방지에 대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자살자 수가 1만명을 넘은 나라는 인도가 25만 8075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후 중국(12만730명), 미국(4만3,361명), 러시아(3만1997명), 일본(2만9442명), 한국(1만7908명),파키스탄(1만3377명) 순으로 총 11개국이었다.

또 전체 인구 중 자살률은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가장 높았고, 남자 자살률이 여성의 2배였다. 선진국의 경우 역시 남자가 여성보다 3배 이상 자살률이 높았고, 특히 50세 이후가 위험했다. 중진국이나 저소득 국가는 청소년과 나이 든 여성의 자살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보고서는 15-29세 연령대에서 자살이 교통사고에 이은 두 번째 사망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인구 30만명 이상의 172개 국가를 비교 분석한 이 보고서에서 10만명 당 자살자가 가장 높은 나라는 남미 가이아나로 44.2명, 북한 38.5명, 한국 28.9명 순이었다.

특히 이 기간의 자살 사망률 증가는 키프로스에 이어 한국이 2번째로 많았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13.8명이었으나 2012년에는 28.9명으로 늘어나 두 기간을 비교할 때 자살 사망률이 109.4%나 증가했다. 키프로스는, 지난 2000년 자살 사망률이 10만명당 1.3명에서 2012년에는 4.7명으로 늘어나 269.8%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키프로스의 10만명당 자살자는 두 해 모두 5명 이하여서 한국의 자살 사망률 증가가 실제로는 더 큰 문제인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비해 북한은 2000년 자살 사망률이 10만명당 47.3명에서 2012년에는 38.5명으로 줄어 두 기간을 비교할 때 자살 사망률이 18.6% 감소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도 한국의 자살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1위"라면서 "청소년 자살률이 10만명당 29.1명이고, 65세 이상 노년층의 자살률은 10만명에 80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미디어가 자살에 대해 자극적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자살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또 독약 등 자살수단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정신적 갈등을 겪는 사람을 조기에 발견해 보건당국과 지역사회가 잘 보살피는 것 역시 자살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세카르 사세나 WHO 정신건강·약물남용국 국장은 "WHO가 처음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는 자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막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자살을 막기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설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