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애플이 아이폰을 세상에 선보였다.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음성통화는 물론 무선인터넷과 카메라 기능이 내장된, 휴대전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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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14년. 스마트폰은 '폰'이라는 틀을 깨고 더 넓은 스마트 세상의 중심에 섰다. 이제 스마트폰을 단순히 음성통화하고 모바일 메신저로 채팅하고 인터넷 서핑하는 도구로만 생각하면 '스마트 루저'로 취급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종합가전전시회 IFA 2014는 스마트폰이 앞으로 인류가 창조해낼 모든 기술 혁신의 모태임을 선언한 무대였다.

대표적인 게 이번 IFA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홈이다. 스마트홈은 집안의 모든 가전기기를 스마트폰 하나로 자동 제어하는 가전-무선통신 융·복합 플랫폼이다.

간단한 스마트폰 화면 터치 하나로 조명은 물론 냉장고·세탁기·TV·에어컨·청소기·오븐 등을 원하는 대로 작동시키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다면 상상하기조차 어려웠을 일이다.

이번 IFA에서 삼성·LG전자는 물론 전통을 중시하는 밀레·지멘스 등 유럽 가전업체들도 저마다 차별화된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보이며 가전산업의 대세가 어디로 향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줬다.

스마트홈과 함께 또 하나의 대세로 자리 잡은 착용형(웨어러블) 스마트기기도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도구로 인식되지만 사실은 스마트폰의 보조기기에 불과하다.

삼성의 기어S든 LG의 G워치R이든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으면 단순한 시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세상에 나온 모든 혁신의 기반은 스마트폰이며 반대로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으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는 개개인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이 쏠려 그 파급력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다"며 "스마트홈과 웨어러블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오히려 스마트폰의 혁신성이 재조명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홈과 웨어러블을 만들어낸 스마트폰의 혁신적 분화가 다음에는 어디에서 이뤄질까. IFA에서 선보인 삼성전자 전시관은 이에 답할 수 있는 하나의 힌트를 제공했다.

삼성은 기어S와 BMW의 첫 전기차 i3를 연동한 미래형 드라이빙 문화를 선보였다. 기어S는 3G로 i3와 소통하며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제어한다. 차 구석구석을 자동 점검해 특이사항을 알려주고 길 안내와 운전자의 주행 안전을 돕는 식이다. 운행거리에 따라 부품 점검·교환 시기도 전달한다. 스마트홈 기능을 자동차에 그래도 옮겨놓은 이른바 '스마트카'다. 기존에도 스마트카 콘셉트가 있지만 스마트폰과 연동됐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버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자체는 이미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 더 개선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정점에 다다른 터라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어떤 분야를 어떻게 혁신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