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예원 기자] = 세계 석유수급 완화, 달러화 강세, 중국과 유럽의 경기 부진과 이에 따른 전 세계적인 원유 수요 감소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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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까운 장래에 석유수요가 감소해 석유가격이 1980년대 중반처럼 폭락할 수도 있다” 는 시각이 퍼지고 있다.

실제 1986년도에는 배럴당 30달러 수준이던 유가가 반년새 5달러까지 폭락하는 역오일쇼크가 발생하기도 했다. 80년대 들어 석유소비국들이 원자력을 중심으로 대체에너지 도입을 확대하는 등 세계적으로 석유소비를 줄이는 추세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시이 아키라 에너지 환경문제연구소 대표는 “현재 100달러 당 배럴 실질가격은 석유 가격 폭락이 초래된 80년대 초반 가격 수준과 동일하다” 고 지적하고 있다.

유가는 이라크전쟁 후 급상승하며 2008년 7월 147달러로 정점을 찍고 리만쇼크 영향으로 2009년 3월 33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다시 가격이 상승하여 2011년부터는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3년째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상승 탓에 석유 수요는 성장세는 멈춘 상태로 최근 6년사이 석유 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0.6%에 그치고 있다. 중동산유국을 제외하면 0.3%로 절반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기간 석유 이외 에너지원 증가율은 2.5%로 특히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석탄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는 석유가격이 석탄가격에 비해 4배~5배 더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석탄 점유율은 지난해 30%에 달해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석유 점유율은 14년 연속 감소하며 33% 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석유 슈요의 정점은 현재” 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 석유 수요는 점점 감소 추세에 있고, 자동차 분야에서도 에너지절약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도 석유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한편, 미국의 경우 셰일 가스, 셰일 오일을 개발하면서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미국 기업이 에너지를 더 싸게 구입하는 등 경제적, 지정학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셰일 가스, 오일을 포함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2008년 하루 평균 500만배럴에서 올해 800만배럴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 셰일 가스 생산 수준은 향후 5년간 세계 석유수요 증가분을 대부분 충당할 수 있는 정도다” 라고 밝혔다.

이에 높은 가격으로 인한 석유 수요 정체와 셰일 오일 공급확대로 국제석유시장은 수급 완화로 향하는 전환점이 이후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4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셰일 가스와 오일 생산 증가 등으로 “유가는 향후 5년 100달러에서 75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셰일 오일 생산 비용이 약70달러 이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해도 7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나온 것이다.

단, 석유는 대체 에너지가 없는 수송 등 핵심적인 수요층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재 수요 감소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