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는 "소수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 모델은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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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중인 피케티 교수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재벌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삼성이나 현대그룹은 한국의 큰 자산"이라면서 "그러나 언제까지나 가족이 회사를 경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핀란드 경제를 휘청이게 만든 노키아의 사례를 들면서 특정 기업이 한 나라의 경제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경제에도 다양한 기업군이 자리 잡는 게 장기적으로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제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한국의 상속세가 높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독일, 영국, 미국, 프랑스는 40∼50%의 상속세를 내고 있으며 미국은 세율이 한때 70∼80%였다"고 전했다.

그는 "높은 상속세율은 사회의 계층 간 이동성을 높여주며 매년 새로운 사업가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피케티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는 문제"라면서 이원화된 노동시장은 좋지 않다는 견해를 밝혀다.

그는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피케티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던 해에 18세를 맞은 세대로서 공산주의가 붕괴되고서 동구권을 많이 여행하면서 "어쩌면 저렇게 바보스럽게 비효율적인 체제를 만들었는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사람들이 아마도 극도의 불평등과 자본주의를 두려워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잘못된 해결책을 내놨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분간은 자신의 저서 '21세기 자본'이 출간된 나라들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그가 연구 의욕을 불태우는 중국은 11월에 방문할 계획이고 일본, 브라질, 멕시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서구권 국가 방문 스케줄이 꽉 짜여있다.

피케티는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까지 소득세 자료를 수집해서 식민지배 이전과 이후의 불평등 변화 양상도 연구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