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 인하와 경제 구조개혁을 두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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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최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주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호주 케언즈에서 이 총재와 와인을 한잔 했다며 “금리의 ‘금’ 자 얘기도 안 했지만 ‘척하면 척’ ” 이라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자 24일 이 총재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결과를 전하며 “성장회복을 위해 적극적 정책 운용이 필요하지만, 재정·통화정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참석자 대부분이 동의했다” 며 “성장률을 높이려면 무엇보다도 경제 구조개혁이 중요하다. 관건은 구조개혁을 위한 정책을 실제로 실천하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가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확장적 재정 편성과 금리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구조개혁에 나서라'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여기에 최 부총리는 25일 기획재정부 기자실에 들러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환자를 수술하려면 먼저 체력을 회복해야 한다” 며 이 총재의 구조개혁론을 맞받았다.

또 “돈만 풀고 구조개혁을 안 한다고 하는데, 나는 구조개혁론자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본질적으로 경제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면 구조개혁이 중심이 돼야 한다” 며 이 총재의 발언에 '맞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은 지금 상황에서는 확장 정책을 통한 심리 회복이 구조개혁보다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은 구조개혁을 하기엔 경기 회복이 미진하다고 판단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모멘텀이 조성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확고하게 확신을 가지기 전까지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상호모순 안 되게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돌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