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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램처럼 건국대병원과 딘민탐의 인연은 지난 2013년에 시작됐다. 그때 의료봉사로 찾은 베트남 동나이 지역에서 환자로 만난 것이다. 그의 오른쪽 손목은 안쪽으로 꺾인 채 굳어있었고 손가락은 꼭 쥔채 펼 수 없는 상태였고, 오른팔에는 울퉁불퉁한 커다란 흉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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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사고 때문이었는데, 가족이 없었던 딘민탐은 일찍이 직업학교에 진학해야했다. 그러던 지난 2010년 5월, 기술을 배우던 중 기계에 오른팔이 빨려 들어갔다. 현지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은 다친 부위의 뼈를 잘라내고 봉합했다. 팔은 짧아졌고 딘민탐은 오른팔과 손의 신경과 혈관, 근육을 잃었다. 오른팔을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건국대병원 의료진도 당시 그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았지만 현지 장비와 의료 환경상 치료를 하지 못한 채 돌아와야만 했다. 그러나 모두의 간절함과 딘민탐의 바램 때문이었을까, 딘민탐과 건국대병원의 인연은 1년 뒤 무료 수술로 이어졌다. 기아대책과 효성이 수술비 지원을 나섰고, 건국대병원도 의료보험 수가를 조정하고 특진비를 면제하는 등 진료비를 보탰다.
그로인해 지난달 15일 건국대병원을 찾은 딘민탐은 남아있는 근육과 신경을 확인하기 위해 근전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완전히 상실된 줄 알았던 신경과 근육, 혈관이 일부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성형외과 최현곤 교수와 정형외과 이승준 교수, 재활의학과 이인식 교수로 이뤄진 협진팀이 꾸려졌다.
첫 수술은 지난달 22일 최현곤 교수가 진행했다. 오른팔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흉터는 피부 속 근육을 잡고 있는 탓에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근육마저 사용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최현곤 교수는 흉터를 제거하면서 말려 들어가 있던 근육을 풀어 팔에 근력을 만들었다.
또 손목을 강한 힘으로 당겨 손목 구축을 유발했던 불필요한 힘줄을 잘라내 손목을 움직일 수 있게 했다. 흉터를 제거하면서 부족해진 피부는 손바닥에서 팔까지 이르는 넓은 부위의 피부를 조금씩 끌어올려 자연스럽게 피부를 덮는 국소피판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일주일, 딘민탐의 팔은 움직였고 거대한 흉터는 자취를 감췄다.
이어 지난 13일 이승준 교수가 두 번째 수술을 맡았다. 이승준 교수는 손목의 끊어진 힘줄들을 손목 기능에 꼭 필요한 힘줄에 연결에 손목에 근력을 줬다. 다른 힘줄들은 손가락까지 늘려 손가락 근력도 만들었다. 힘줄로 당겨지고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던 손목과 손가락을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게 한 것이다. 딘민탐은 3주 쯤 후 붕대를 풀고 수술 경과를 확인한 뒤 재활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딘민탐은 “오른팔과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왼손으로만 모든 일을 하다 보니 서툴고 느려 사람들 사이에서 소심해진 면도 있었다”며 “재활훈련도 열심히 받아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고 제가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