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내수부진에 이어 수출 경쟁력까지 저하돼 한국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한국경제가 4% 성장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상당수 예측기관들은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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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수출은 전분기보다 2.6%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작년 3분기(-1.1%) 이후 1년 만이다. 수출 의존도가 큰 제조업이 0.9% 줄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수출이 부진한 데에는 엔저를 비롯한 환율 요인에 의해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시각도 많다.

무엇보다도 3분기 가공·중계 무역의 감소세를 꼽을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은 오래전부터 단순 가공조립 형태에서 고부가가치 생산 형태로 산업 구조를 옮기는 정책을 펴왔다"면서 "결국 중국을 경유한 가공·중계무역에서 한국의 몫보다 중국의 몫이 커지는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1.1% 늘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3분기 소비 개선은 2분기의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의 영향이 크다.

정영택 국장도 "2분기와 3분기의 민간소비 증가율을 산술평균하면 0.4%씩 성장한 셈"이라면서 "소비가 활성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특히 내수의 한 축인 설비투자는 0.8%나 감소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의 재정보강 등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살리는 데 효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수출 환경이 예상보다도 빨리 악화되는 것 같다” 며 "올해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어려웠다면 내년에는 내수·외수의 성장세가 함께 약화되면서 저성장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기업들은 수출전망이 불확실하고 규제, 통상임금 등 난제가 많아 설비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 이라며 엔저 대응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정부 정책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완만한 회복세(3.7%)를 거쳐 내년에 4.0%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