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심리 상태가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얼어붙었던 지난 5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 기간 두 차례에 걸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별다른 영향을 못 주고 있는 셈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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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인식을 지수화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2∼4월 108에서 유지되다가 세월호 참사 여파로 5월에 105로 떨어졌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8월에 107로 올라섰으나 9월에도 107에서 멈춘 채 세월호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다시 뒷걸음친 것이다.

CCSI는 2003∼2013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100)으로 삼아 이보다 수치가 크면 소비자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는 낙관적이고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정문갑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여러 기관의 경제전망이 하향 조정 되고 유로존 경기위기설, 주가 하락 등 영향으로 비관적인 인식이 확산된 것 같다” 며 "10월 기준금리 인하는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13∼20일 사이에 진행됐으며 금리 인하는 지난 15일 단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사 응답자들의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평균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7%로 떨어지기는 2002년 2월 시작된 이 조사 이래 처음이다.

다른 부문별 CSI 지수를 보면 현재가계저축(89→88), 가계저축전망(95→93), 취업기회전망(94→88), 임금수준전망(118→117) 등도 대체로 악화됐다.

이에 대해 정 차장은 "현재 가계소득 형편이 좋지 않고 향후 소득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계에서 소비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