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컬럼비아大 시위' 팔레스타인 출신 유학생 체포..."비자 만료돼"
인도국적 유학생, 시위 전력에 비자 취소...국토안보 장관 "테러리즘 옹호자"
법무부도 시위전력자 범죄혐의 수사...뉴욕선 연일 체포자 석방 시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의 중단을 촉구하며 지난해 미국 컬럼비아대 교내에서 열렸던 시위에 참여한 학생이 추가로 미 이민당국에 체포됐다.

미 국토안보부는 14일(금) 보도자료를 내고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출신 유학생인 레카 코르디아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코르디아의 학생비자가 출석 미달로 지난 2022년 1월 취소돼 체류 가능 기간이 지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코르디아는 앞서 지난해 4월 컬럼비아대 교내 시위와 관련해 경찰에 한 차례 체포된 이력이 있다고 국토안보부는 전했다.

미 이민당국이 지난해 컬럼비아대에서 벌어진 반전 시위와 관련해 학생을 체포한 것은 시위대 집행부 일원으로 대학 측과의 교섭을 주도했던 마흐무드 칼릴(30)이 체포된 지 약 일주일만이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8일 컬럼비아대 캠퍼스 인근의 대학 소유 아파트에서 이 대학 졸업생인 칼릴을 체포했다.

마흐무드 칼릴 석방을 촉구하는 컬럼비아대 앞 시위대

(마흐무드 칼릴 석방을 촉구하는 컬럼비아대 앞 시위대. 연합뉴스)

미국 영주권자인 칼릴은 현재 루이지애나주 이민당국 시설에 구금된 상태다. 연방법원은 칼릴을 추방하려는 연방당국의 절차를 중단시킨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가 이전에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ICE가 마흐무드 칼릴을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자랑스럽게 체포, 구금했다"고 적었다.

이어 "이것은 앞으로 있을 많은 체포 중 첫 번째"라며 '반미·반유대주의 활동 가담 행위자'에 대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안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인도 국적의 컬럼비아대 박사과정생 란자니 스리니바산의 학생 비자를 지난 5일 취소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스리니바산이 테러조직인 하마스를 지지하는 활동에 관여했다"라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스리니바산이 지난 11일 자진 출국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에서 거주하고 공부할 수 있는 비자를 받는 것은 특권"이라며 폭력과 테러리즘을 옹호할 경우 그 특권은 취소돼야 하고 이 나라에 머물러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시위 참가자의 잇단 체포와 비자 취소에 이어 미 사법당국이 반전시위 참여 컬럼비아대 학생들을 상대로 수사 확대에 나서면서 캠퍼스 내 불안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해 컬럼비아대에서 발생한 시위와 관련한 테러리즘 관련 위법 행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민당국 요원들이 전날 컬럼비아대 캠퍼스 기숙사 방 2곳을 수색하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체포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드 블랑슈 미 법무부 차관은 국토안보부와 협력해 컬럼비아대 캠퍼스 내 불법체류자의 은닉 행위에 관해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내 친이스라엘 단체인 베타르US가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팔레스타인 시위 가담자의 추방 시도에 지지를 표하며 수천 명의 추방 대상자 이름이 담긴 명단을 미 당국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가 가자전쟁 반전시위 참여를 테러조직 지원 활동으로 간주해 체포 및 영주권 박탈, 추방 등을 시도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진보 성향 유대인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회원을 비롯한 100여명은 전날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칼릴을 즉시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뉴욕 경찰은 시위대에 퇴거 명령을 내린 뒤 이에 응하지 않은 98명을 건조물침입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했다.

14일에도 컬럼비아대 뉴욕 캠퍼스 정문 인근에서 칼릴의 체포에 항의해 2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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