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기관들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 대해 시장의 기대를 넘는 매파적 성향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번 회의가 열리기 전, 양적완화 종료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지는 않았지만, 조기 금리 인상 등 긴축 전환에 대한 불안감을 달래줄 수 있는 수준의 성명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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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달러화는 가치가 치솟으며 '슈퍼 달러'가 됐고 주식시장, 특히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은 연준의 긴축 전환 가능성을 미리 반영했다.

그러나 금융기관 전문가들은 이번 FOMC 성명서를 보면 연준이 이런 시장의 불안을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시장이 향후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해 움직인 가운데 이번 FOMC 성명은 이런 움직임과는 분리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최근 시장 변동성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지역)이나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폴 애시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분석가는 "12월 FOMC 회의에서 초저금리 유지에 관한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가 사라진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고용시장의 진전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돼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딘 마키 바클레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성명에서 연준은 견고한 일자리 증가, 실업률 하락, 비활동 인구의 감소를 언급하는 새로운 표현을 썼고 물가상승률 예상치의 하락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이코노미스트가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비둘기파 성향이 약해졌다거나 매파 성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제프리스는 이해하기 어려운 새로운 표현이나 화법을 볼 때 FOMC 성명은 '덜 비둘기파적인 방향'으로 진입했다고 봤다.

워드 매카시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어떤 자료를 말하는 건지 분명치가 않다"며 "물가상승률과 그 목표치에 대한 설명도 대단히 헷갈린다"고 꼬집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예측을 이번 FOMC 회의를 계기로 바꾸지는 않았다.

바클레이스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이번 FOMC 성명으로 연준이 내년 6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리의 관점은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시워스 분석가는 내년 3월 금리 인상 관측을 유지했다.

아예 성명서에 별다른 함의가 없다고 받아들인 전문가도 있다.

미쓰비시 UFJ의 존 허먼 전략가는 이번 성명서가 "꽤 효율적"이라면서 "연준 위원들은 내년 중반의 금리 인상이나 내년 말로의 금리 인상 연기 중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