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올해 세수 펑크 규모가 예상치를 넘어서는 가운데 기업 실적마저 부진해 내년 세수에 벌써부터 비상등이 켜졌다. 사상 처음 4년 연속 세수 펑크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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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기획재정부, 국회 예산정책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내년 국세수입 예상치인 221조5천억원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서 정부의 내년 세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면서 "합리적인 편성 노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세수가 218조2천억원으로 정부 예상치인 221조5천억원에 비해 3조3천억원 부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학계에서도 6% 경상성장률의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며 내년 세수 역시 펑크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는 한국이 2012년부터 2015까지 사상 초유의 4년 연속 세수 펑크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는 의미다. 국세 수입은 2012년 2조8천억원이 부족했던 데 이어 2013년 8조5천억원, 올해는 최소 8조5천억원의 세수 펑크가 확실시되고 있다.

내년 역시 세수 펑크가 불가피하다는 주요한 사유 중 하나는 올해 세수 부족 규모가 예산안 편성 당시보다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당시 8조~9조원선으로 추정했던 올해 세수 부족 규모를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10조원 이내로 늘린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세수가 정부 예상보다 10조7천억원 부족한 205조7천억원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에서도 최소 10조원 이상의 세수 펑크를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세 수입은 한해 전 실적을 기반으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추정하는데, 전년도 세수가 줄면 기준점이 낮아져 다음해 세수도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정부의 내년 세수 예상치인 221조5천억원은 예산상 반영된 올해 세수인 216조5천억원보다 2.3% 늘어나는 데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10조원 가량의 세수 펑크가 발생한다면 기준점이 206조5천억원으로 내려가 실제로는 7% 이상의 세수 증가를 의미한다.  

내년 경제 회복을 감안해도 7%(약 15조원) 이상의 증가세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기업의 매출액이 1년전 대비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3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근로소득세는 전년 대비 10% 이상의 증가율을 의미하는데, 기대의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분석이 많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는 내년에 경상성장률 6%를 전제로 세수 전망을 짰는데, 실제로는 잘해야 5% 정도 될 것"이라면서 "법인세 등 부분에서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