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3국 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Like Us on Facebook


아베 총리는 13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조기에 열어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같은 날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서울에서 한·중·일 3국 고위관리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머지않은 장래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고, 이를 토대로 한·중·일 3국 정상회담도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회견에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반응을 환영한다"면서 의장국인 한국이 회담 개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또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일본은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해왔다"고 기대를 표명했다.

아사히, 요미우리, 산케이 등 일본 주요 신문들은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을 1면에 소개하며 3국 정상회담 개최와 그것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3국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일한 양국 간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또 아사히의 취재에 응한 일본 외무성 간부는 "3개국의 틀은 양국(한일) 관계가 미묘한 시기에도 정상과 외무장관이 얼굴을 맞대기 쉬운 귀중한 장소"라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일본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연내 또는 내년 초에 3국 정상회담으로 연결하는 일정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교도통신은 한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역사문제 등 조건이 붙은 것은 아니라는 뜻을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개최된다면 순번상 한국에서 열릴 공산이 큰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열리는 상황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일 간에도 지난 10∼1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열렸다.

특히 일본은 군 위안부 문제와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긴밀히 연계해온 한국 정부의 태도가 유연해지기를 기대할 전망이다.

다만, 한.중. 일 외교장관 회담 및 정상회담 추진 일정에는 기정사실화한 일본의 중의원(하원) 해산 및 총선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오는 19일께 중의원을 해산하고 내달 14일 또는 21일 총선을 치른다는 구상인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이대로 된다면, 현역 중의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선거를 치러야 할 상황인데다 선거가 끝나면 개각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어 외교가에서는 연내 한·중·일 외무장관 회담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