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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호가 러시아 서베링해까지 원양조업을 나선 것은 최근 몇년 사이 우리 동해안에서 명태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해안 명태의 연간 어획량은 노가리로 불리는 새끼 명태까지 잡는 과도한 남획 때문에 1970∼80년대 7만t에서 1990년대 6000t으로 급감했다. 특히 2000년 중반까지 100t미만가량 나오던 명태는 200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1∼2t에 불과할 정도로 줄었다.
국내 원양어선은 5대양에 골고루 진출해 있는데 남태평양과 대서양에서는 참치, 포클랜드에서는 오징어를 주로 잡는다. 베링해로 출항하는 한국 어선은 명태, 대구, 꽁치를 잡는다.
사고 당시 해역에는 명태와 대구잡이 철을 맞아 한국 국적 어선 7척이 조업중에 있었으며 명태잡이가 5척, 대구잡이가 2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양어선의 조업지 대부분이 위험한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베링해는 악명이 높다.
한겨울에는 해상 기온이 영하 25도 가까이 내려가고, 육지에 인접한 바닷물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 연안 바다는 얼어붙는다.
아직은 초겨울이라 사고 지점인 추코트카주 연안의 해상 기온은 영상 2도, 바닷물 온도는 영상 1도 정도로 바다가 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공기 탓에 체감 기온은 더 떨어진다.
한겨울 북극해에서 떠내려오는 유빙(流氷)도 수시로 어선 안전을 위협한다.
이런 극한 환경 속에 원양어선은 최장 6개월을 바다에서 보내야 한다.
생선 창고가 가득 차면 운반선이 와서 생선을 옮겨 싣고 보급품을 전달한 뒤 떠나기를 반복한다.
이처럼 베링해의 조업은 한국에서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어장보다 열악하다.
5월부터 12월까지가 통상적인 조업기간인데 '501 오룡호'는 올해 7월 부산 감천항을 떠나 베링해의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며 조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