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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지갑에 얼마의 현금이 있는지 살펴보라. 당신의 통장, 부동산은 어떠한가? 당장 눈에 보이는 재산을 셈하기란 참으로 쉽다. 그러나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재산이다. 예부터 1년을 잘살기 위해서는 농사를 잘 짓고, 30년을 잘살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고, 백 년을 잘살기 위해서는 덕을 쌓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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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중에서도 ‘신용’이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는데, 신용이란 무엇인가?
신용은 덕이다. 신용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계약이나 약속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용의 진정한 의미를 찾다보면 신용은 예의와 덕이라는 사실로 귀결된다. 동양의 이상향이라고 평가되는 요순시대에는 법이나 약속이 없어도 천하가 태평하고 안정되어 있었다. 임금들이 검소하여 움막과 같은 집에서 살고 겨울에는 녹피 한 장을 두르고 살면서 굶주리는 백성이 있으면 자기 탓이라고 자책하던 시대였으니 관리들도 법령을 잘 지키고 백성을 위해 봉직했다. 이러한 시대에 신용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신용은 사람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계약을 철저하게 지키고, 약속을 잘 지키고, 이자 등을 기한을 넘기지 않고 납부하는 것만을 신용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신용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분야에 걸쳐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법률, 약속, 계약, 기한, 규범, 신뢰, 사회적인 도적과 윤리까지 포함도니다. 그런데 이 신용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사람이 시간을 약속하고, 금전 거래를 약속하고, 계약을 하고, 천하의 정세를 좌우하기로 약속한다. 국가 간의 동맹까지 신용이 전제된다.
춘추전국시대에 세객으로 가장 유명했던 소진과 장의는 합종연횡(合從連衡)의 고사성어를 남기면서 중국 천하의 운명을 좌우했다. 그러나 그들의 말로가 비참했던 것은 반복무상했기 때문이다. 반복무상(反覆無常)은 약속을 밥 먹듯이 지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이 신용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신뢰를 의미한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도 넓은 의미로 신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뜻이다.
신용은 무형의 재산이지만 유형의 재산까지 불러올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녔다. 명성 있는 부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신용’의 영향력을 백분 활용해 부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내로라하는 거부는‘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에서 한 단계 나아가 신용 하나로 만 냥 이상의 득을 보았다. 특히 상인 출신들은 신용을 목숨과 같이 여겼기로 유명하다.
한나라에서 전주(대출업자)로 성공하여 중원의 부호로 불리는 무염은 원래 농산물을 거래하는 장사치였다. 그가 전장(은행)을 유지할 수 있었던 뚝심은 신용에 있다. 그는 흉년이 들어 쌀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던 때, 늦게 온 손님이 제안하는 다섯 배의 값을 뿌리치고 기존의 약속대로 왕노인에게 쌀을 팔았다. 나중에 전해 듣고 깊이 감동한 왕노인의 아무 조건 없는 금전적 지원이 있었기에 당시 자금난에 시달리던 무염이 재기할 수 있었다.
이처럼 주위로부터 신망이 있는 사람은 좋으면 좋은 대로 힘을 얻고, 위기가 와도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얼굴만 보아도 부(富)를 부르는 사람은 분명 무언가 다르다. 눈에 띄는 노력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유독 ‘인복(人福)’이 함께하고 ‘부(富)’가 따르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자세히 관찰해보라. 단언컨대 단 3일 만에 그 비법을 알아챌 것이다. 그는 당신이 간과하던 부분까지 주변을 살피고 신용을 쌓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사람이리라. 어떤 분야에서든지 높은 위치에서 멀리보고 오래가고 싶다면 남들과 다른 차별화가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 그 차별성을 신용에서 찾는 지혜를 발휘하도록 독자를 이끄는 책이 바로 <부의 얼굴, 신용>이다.
의 재산을 넘나드는 파급력을 지닌 ‘신용’을 역사라는 창을 통해 풀어냈다. 특히 역사소설의 대가 이수광 소설가가 축적해온 방대한 역사적 지식을 처세술에 접목시킨 것이 돋보인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처럼 선인들의 삶에서 얻은 배움을 통해 독자들이 보다 현명하게 미래를 꾸려나가게 하기 위함이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상인의 신용, 치자(治者)의 신용, 신자(臣者)의 신용, 부모와 자식의 신용, 벗과의 신용, 부부의 신용, 여러 나라의 신용, 말의 신용 순으로 이어진다.
구한말 조선 최고의 부자이자 무역왕으로 군림했던 ‘최봉준’, 한나라의 전주‘무염’,춘추시대 제(濟)나라의 제상 ‘관중’, 월나라의 천재 전략가 ‘범려’를 비롯한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의 신용이 낳은 성공 이야기를 담아 현대를 사는 독자들에게 신용의 생활화를 강조하였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성급함과 한탕주의를 뿌리 뽑자고 말한다. 또한 상인과 고색의 약속, 치자(治者)가 국민에게 한 약속, 신자(臣子)가 임금과 백성에게 하는 약속, 부모가 자식과 하는 약속, 친구와 친구간의 약속, 부부의 굳건한 약속과 더불어 동서양을 막론한 여러 나라의 약속과 ‘말’의 중요성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사례로 신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신용’이란 과연 무엇일까? 신용을 단순한 인간관계의 믿음으로 치부한다면 오산이다. 현대의 신용이라 함은 인간적, 시간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확장되어 그 자체가 개인이고, 무형의 재산이며 불빛이다. 결과적으로 한 개인의 비즈니스와 인생을 좌우할만한 영향력을 지닌 것이다. 채권· 채무분야에서 신용을 등급화 하여 급을 나누는 현상만 보아도 외부에서 판단하는 신용의 정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신용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타인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자금마련도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전하는 신용관리 철학은 특히 리더에게 귀감이 되리라 예상한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통해 각자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무언가를 다스리는 일은 수레와 같아서 임금이 앞에서 끌면 신하가 뒤에서 밀어야 수레가 원활하게 움직인다. 명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이 있듯이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성군에게는 반드시 뛰어난 재상들이 있었다. 이는 리더와 팔로워의 상호 신뢰가 단단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효과적인 소통과 효율적인 협력으로 혁신을 창조하고 싶다면 신용다지기에 주목해야한다.
현대인들이 이러한 <부의 얼굴, 신용>의 메시지를 받아들여 ‘인복(人福)’과 ‘부(富)’를 부르는 귀인(貴人)이 되기를 기원한다.
저자소개
이수광
대한민국 팩션의 대가로 불리는 이수광(李秀光)은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이수광은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지금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이다. 특히 추리소설과 역사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대중 역사서를 창조해왔다.
단편작으로 『바람이여 넋이여』, 『어떤 얼굴』, 『그 밤은 길었다』, 『버섯구름』 등 다수가 있고, 장편작으로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유유한 푸른 하늘아』, 『초원의 제국』, 『소설 미아리』, 『떠돌이 살인마 해리』, 『천년의 향기』, 『신의 이제마』, 『고려무인시대』, 『춘추전국시대』, 『신의 편작』, 『왕의 여자 개시』,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나는 조선의 의사다』,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 『조선 명탐정 정약용』, 『조선을 뒤흔든 21가지 재판사건』, 『인수대비』, 『조선 여형사 봉생』, 『조선국왕 이방원』, 『정도전』등이 있다.
또한 저자는 평소 경제 문제, 특히 부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그러한 자신의 관심을 여러 권의 경제경영 저서로 풀어내며 열정적으로 집필을 하고 있기도 하다.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새롭게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하는 장사를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돈 버는 장사의 기술 장사를 잘하는 법』을 펴낸바 있으며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최초의 100세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등의 경제경영 관련서들을 저술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