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12일 중소 막걸리 제조업체 모임인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한국막걸리협회와 대기업인 국순당·롯데칠성음료·하이트진로·CJ제일제당은 막걸리를 중소기업 적합 어종에서 제외하고 대신 '막걸리 생산 대기업 및 중소기업 상생협약'을 맺어 힘을 모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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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약을 통해 대기업이 막걸리를 직접 제조하거나 적대적 인수합볍(M&A)를 통해 중소기업의 입지를 침해하는 행위는 자제하기로 했다. (국순당 제외) 단 중소기업이 만든 막걸리를 자사의 국내외 유통망을 활용해 소개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 기술개발 지원을 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대기업과의 협력을 실천할 계획이다. 협력 내용은 대기업과의 신제품 및 브랜드 개발, 품질향상, HACCP 인증과 위생설비 확충, 유통체계 개선 등이다. 더불어 대기업 산학연과 협력해 공동연구, 품질개선, 브랜드 개발 등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막걸리가 중소기업 적합 어종에서 제외된 것은 최근 들어 막걸리 시장이 침체하였기 때문이다. 막걸리 수출규모는 2011년 5천274만 달러에서 2013년 1천886달러로 무려 35.7%나 급감했다. 막걸리를 수출하는 중소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막걸리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이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독자적 연구개발이나 유통판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점도 막걸리 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 막걸리가 적합업종에서 제외되고, 대기업과 협력을 하기 시작하면 업계에서 막걸리 인기가 되살아날 것이라 기대한다.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막걸리를 와인처럼 세계적인 술로 키울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이 막걸리 시장의 유통만 관여할 뿐 제조에는 참여할 수 없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 향상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시장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협약기간은 2018년 1월 8일까지 3년간이며, 대기업이 합의사항을 위반해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 막걸리는 즉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