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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롯데그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신동주 일본 롯데 그룹 부회장이 경영권을 박탈당한 지 3일 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을 방문하는 등 경영권 분쟁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직 롯데 그룹 측의 공식 입장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현 상황을 보면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총괄회장인 신격호 회장도 동생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식품사업 주도권을 두고 경쟁한 적이 있기에 2대 연속 형제간 갈등을 겪는 셈이다.

재별가 혈육 간 경영권을 둔 경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기준 40대 재벌그룹에서 총수 일가에 내에서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기업은 모두 17곳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구조조정과 계열분리 절차 간 박상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 호서유화 학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있었으며,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사양타이어를 두고 동생과 갈등을 빚었다. 효성그룹도 조석래 회장 2세들의 분쟁으로 몸살을 겪은 적 있다. 이처럼 혈족 간 분쟁은 형제간 재산,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이 가장 잦았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두산, CJ, 대림, 현대, 코오롱, 한진중공업, 한라, 태광, 대성 등 국내 굴지의 그룹들이 혈족 간 분쟁을 겪었다.

혈족 간 경영분쟁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기업은 SK와 LG, GS, 신세계, LS, 부영 등으로 오히려 더 적은 편이다.

혈족 간 경영분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국내 재벌의 지배구조 특성상 주도권 다툼에서 이기지 못하면 모두 다 잃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혈족 간의 분쟁이 벌어진다"며 "이사회의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주주의 권한을 높여 총수의 권력집중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경 한국 지배구조원 연구위원 역시 "주주들의 견제를 받지 않는 경영권 분쟁은 경영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소이므로 주주 승인을 거치는 장치를 강화해 폐단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이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기업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