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종교기관 이슬람성직자위원회(울레마위원회)가 트위터로 새 국왕에게 충성맹세를 해도 좋다는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를 내렸다고 아랍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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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회의 셰이크 압둘라 알마니 위원은 23일 즉위한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새 국왕에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로 충성을 맹세하는 것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간 국왕에 대한 충성맹세는 서면이나 알현을 통해서만 이뤄졌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춰 문호를 개방한 셈이다.

사우디는 정부 비판이 금지되고 여성의 사회활동이 제한되는 등 보수적 분위기지만 소셜네트워크 활동은 다른 중동 국가와 비교하면 활발한 편이다.

시민·인권 단체 운동가뿐 아니라 이슬람 성직자들도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유력 성직자 무함마드 알 아레프는 트위터 팔로워가 1천만명이 넘고 살만 국왕의 트위터 팔로워도 160만명에 이른다.

살만 국왕이 즉위한 직후 트위터엔 '살만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퍼지면서 충성을 맹세하는 트윗이 100만 건 이상 올랐다.

살만 국왕의 트위터 계정엔 "국가의 안녕을 지키고 친애하는 국민에 봉사할 수 있도록 신께 기도한다"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국왕에 대한 충성맹세는 타민족과 부족을 정복·흡수하면서 성장한 초기 이슬람 제국의 전통에서 비롯됐다. 왕권을 공식 인정함으로써 국왕의 권위를 높이고 반란 가능성을 낮추는 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사우디는 국왕을 '두 성지의 수호자'(Custodian of the Two Holy Mosques)라고 일컫는 만큼 충성맹세는 정치적 주종관계를 규정할 뿐 아니라 종교적 추앙의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