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9일 법정구속되면서 정보기관장들의 '오욕의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됐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을 이끌었던 김만복 전 원장은 2011년 일본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국정원장 재임 시절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2005년 7월부터 2006년 11월 국정원을 맡았던 김승규 전 원장은 퇴임 직전인 2006년 10월 "일심회 사건은 간첩단 사건"이라는 언론 인터뷰를 해 피의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임동원(1999.12∼2001.3) 전 원장과 신건(2001.3∼2003.4) 전 원장은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으로 검찰에 구속되는 불명예를 겪었다.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수장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장을 지낸 권영해(1994.12∼1998.3)씨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재미동포 윤홍준씨에게 돈을 주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비방하는 기자회견을 열도록 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이후 2003년 12월 안기부 예산을 빼돌려 총선 등에 지원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2005년에는 안기부 예산 1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전 두환 전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장세동(1985.2∼1987.5) 전 안기부장은 5공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수차례 구속됐고, 6공때 안기부장 이현우(1992.10∼1993.2)씨는 1995년 11월 기업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김재규(1976.12∼1979.10) 전 중앙정보부장은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시해하고 자신도 이듬해 5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무려 6년3개월을 중정부장으로 재직한 김형욱(1963.7∼1969.10) 전 부장은 퇴임후 미국으로 망명, 유신정권을 비난하다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이후락(1970.12∼1973.12)씨는 재임중 2인자로 군림했지만 대통령의 신임을 잃자 영국령 바하마로 망명길에 올랐다가 이후 경기도 하남에서 도자기를 구우며 칩거하다가 2009년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