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정책 폐기와 구제금융 재협상 요구안을 내놓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그리스 급진좌파 새 정부가 '플랜B'(비상계획)를 거론하며 유로존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만일 유로존과의 협상이 결렬된다면 러시아나 중국에 의지할 것이며 이들 국가가 이미 이미 손을 내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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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노스 카메노스 그리스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그리스 TV에 출연해 "우리는 협상 타결을 원하지만 독일이 강경한 태도를 고집하면서 유럽에 타격을 주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플랜 B'로 가야만 할 것"이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돈을 조달할 다른 길들이 있다. 미국이 될 수도 있고, 러시아가 될 수도 있고, 중국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유로존 회원국이라는 것이 "독일 지배한 유럽"에 굴복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중국 정부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를 초청했음을 확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치프라스 총리에게 전화를 해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양국 간 오랜 유대 관계를 심화하고 확대하고자 한다"면서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그리스 정부 관리가 전했다.

    또 니코스 초운티스 외무차관은 "총선 이후 지원과 투자와 관련해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로부터 제안들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제안들이 아직 테이블 위에 있고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유로존과의 합의 도달을 위한 모든 옵션들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경제 위기로 외환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는 러시아가 실제 그리스를 도울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엄청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중국은 이를 해외에 사용하는 데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해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 제통화기금(IMF)에서 유럽 구제금융을 책임졌던 야쇼카 모디는 "몇년 동안 중국이 유럽을 구제하기를 모두가 기다려왔지만 실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이 백기사로 나선 적이 없다"면서 중국의 그리스 지원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럼에도 그리스의 '플랜 B'는 실행 가능성을 떠나 유로존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의심받는 유로존 리더십의 위기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유 로존은 표면적으로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그렉시트'(Grexit)가 일어나더라도 2010년 위기 때와 달리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통제가능한 수준'이라며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있지만 실제 발생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 불가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더욱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그리스가 러시아에 기대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강경 대치 중인 서방에 균열을 초래할 위험이 있어 유럽연합(EU)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