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내 강경 극우세력을 일컫는 '티파티'(teaparty)의 총아로 불리는 소장파 보수주자이자 초선인 테드 크루즈(44·텍사스) 상원의원이 23일 공화당과 민주당을 통틀어 처음으로 2016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하며 대권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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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의원이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개막 테이프를 가장 먼저 끊은 것을 시작으로 미 대선 레이스가 막을 올렸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0시를 넘겨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30초짜리 영상에서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다. 여러분의 지지를 얻기를 의망한다"며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후 이날 오전에 미국 최대 기독교 계열 학교이자 미국 보수파의 핵심인 제리 폴웰이 설립한 버지니아 주의 리버티대에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새로운 세대인 용기있는 젊은 보수층이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어야 하며 나는 그 싸움을 주도하기 위해 당신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금이 미국을 회복시켜야 할 때"라며 "나는 미국과 미국인, 그리고 우리가 일어나 우리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음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2013년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를 16일간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시키기까지 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기린아로 급부상했다.

오바마케어는 물론 이민개혁 등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 정치 어젠다뿐 아니라 이란 핵협상,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등 외교 부문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분명하게 밝혀왔다.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이자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그를 '미친 자식'(wacko bird)이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로 보수의 색채가 뚜렷하다.

지난해 9월 보수 유권자 모임인 '밸류즈 보터 서밋' 연차총회의 대권 후보 비공식 예비투표에서 25%의 지지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도 "2017년 새 대통령이 오바마케어의 모든 조항을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것을 상상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크루즈 의원의 출마 선언은 지나치게 이른 것으로, 정치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출마 선언으로 인해 6월까지 하지 않아도 될 선거자금 모금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지지자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기부금도 최대 5400달러(약 600만원)로 제한된다.

이로 인해 대권을 노리는 미국 정치인들은 대개 4월까지는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