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는 27일(현지시간) 북한이 여전히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인권유린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정치범수용소 즉각 해체, 외국인 납치문제 해결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제28차 회기 마지막 날인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이 같은 내용의 북한 인권결의안을 찬성 27, 반대 6, 기권 14표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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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반대표를 던진 국가는 중국,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베트남, 볼리비아 6개국으로, 특히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국가인 중국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바꾸지 않아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파키스탄은 반대 발언을 했지만 표결에서는 기권표를 던졌다.
이 결의안은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확산을 위해 오는 9월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북한의 외국인 납치·강제실종 등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패널 토론을 개최하고, 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패널 토론을 주관하도록 했다.
결의안은 또 서울에 설치될 북한인권 현장사무소가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지원하고 북한 인권과 관련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엔 인권 최고대표에게 오는 9월 인권이사회 회의에 서울 북한인권 현장사무소 현황을 구두보고하고, 내년 3월 회의에 구체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과 서울 북한인권 현장사무소에 충분한 인적 물적 지원을 하도록 요구하고, 탈북자들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북한으로 송환되는 사례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회원국들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결의안 채택에 앞서 EU와 일본은 회의에서 "북한의 반인도적 인권유린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책임규명과 외국인 납치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서도 지적됐듯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는 대부분 최고위층이 만든 정책을 수행하면서 자행된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자유를 부정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인 북한에 대한 결의안 채택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 결의가 채택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북한에 주민 인권 개선을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정부는 "제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50여 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가운데 북한인권 결의가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특별히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인도적 사안임을 강조하고, 오는 9월 제30차 인권이사회에서 납북자 문제 등 북한 인권 관련 패널 토의를 개최하기로 한 점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결의에서 작년 12월 '북한 상황'이 안보리 의제로 채택된 것을 환영하면서 향후 안보리가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 데 대해 주목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북한이 이번 인권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산가족 및 납북자 문제 해결을 포함해 COI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고, 북한주민의 인권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