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립 회원국에 참가를 신청한 국가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50개국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나자 AIIB 참여 유보를 선언한 일본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에 대한 경쟁의식에다 AIIB 불참을 압박해온 동맹국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식으로 AIIB 조직 운영의 투명성 결여와 형평성 등을 지적하면서 AIIB 참여에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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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참가국 수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50개국에 달하자 상황 판단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본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1일자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한 외무성 간부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에 더해 한국도 AIIB 참가를 결정한 상황에 대해 "이 정도로 (많은) 나라들이 참가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이에 대해 애초 45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사태를 상정하지 않은 외교의 오산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여당 일각에서 중일관계 개선, 일본 기업의 이익 등을 감안해 조기에 가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주요 신문사들도 일본 정부에 AIIB 가입에 대한 재검토 및 중국의 대두로 변화되는 세계 질서에 대한 자세 변화를 요구했다.

마이니치는 사설에서 AIIB 가입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을 취한 일본 정부에 대해 "미국과는 달리 일본은 아시아 국가"라며 "AIIB뿐만 아니라 향후 이 같이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는 구상과 마주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신중'만으로는 전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전후(戰後) 국제금융은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움직여왔고, 일본은 오랫동안 미국과 동행하여 일정한 지위를 유지해왔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대두로 그 질서는 크게 바뀌려 하고 있다. AIIB는 앞으로 일본이 어떤 입장에 설 것인가하는 문제를 일본에 던지고 있다"며 파워 패러다임의 변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