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나치의 그리스 점령에 대한 전쟁 보상으로 약 2000억 파운드(3000억 달러, 330조원)를 그리스에 빚지고 있다고 그리스 정부가 주장했다고 7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가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의 잔학 행위와 약탈과 관련해 독일의 의무 보상 규모를 이처럼 공식적으로 계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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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정권을 잡은 그리스의 좌파 시리자 정부는 국제 구제금융 채권단에 대한 막대한 규모의 상환과 직면하자 이 같은 주장을 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달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났을 때 이 보상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이전부터 나치 보상 문제는 이미 법적으로 청산됐다고 말해 왔다.

이런 가운데 디미트리스 마르다스 재무부장관은 이날 의회 위원회에서 여러 조항의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했다.

그리스 회계원이 작성한 보상 요구 내역에는 나치가 그리스 중앙은행에게 강제 지불하도록 한 점령 차관에 대한 보상 103억 파운드가 포함되어 있다.

독일 정부는 1960년 전쟁 보상으로 그리스에 1억1500만 마르크를 지불했는데 이는 그리스 요구액에 크게 못 미치는 미미한 규모다.

그리스 정부는 독일의 전쟁 보상에 대해 전쟁 중 입은 인프라 손괴, 전쟁 범죄 및 강제 차관의 상환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전쟁 보상 문제는 1990년 독일 통일 전에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그리스 새 정부는 그리스를 국가 파산으로부터 구해준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의 2400억 파운드(390조원)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하고자 애쓰고 있다. 당장 그리스는 9일까지 4억4800만 파운드를 IMF에 상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