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인해 신흥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세계 주요 리서치센터들의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를 근거로 이 같이 전망하면서 "신흥국 성장 둔화가 세계 경제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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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개 신흥국을 분석하는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신흥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로 지난해 4분기(4.5%)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4분기(3.9%) 이후 최저치다.

마킷이코노믹스도 신흥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공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신흥국의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신흥국의 성장률은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연 6.5%에 달했지만, 앞으로 5년간 5.2%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의 약세가 신흥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FT는 한국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미국 달러의 강세로 자금 유출이 심해지고 있고, 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자재·원유 가격 하락으로 수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번 신흥국의 경기침체는 6년 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 연구원은 "금융위기는 외부 충격으로 생긴 것이라 신흥국들이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지만 , 이번 경기 둔화의 원인은 외부 요인이 아닌데다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국의 경제가 더욱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가 요동칠 수 있다면서, 특히 과대평가된 시장과 신흥국의 충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자금이 빠져나가면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며 "세계 경제의 새로운 약세가 '새로운 현실'로 굳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