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와 보코하람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위세과시와 자금조달 등 전술적 목적으로 성폭행을 하고 있다고 유엔이 우려했다.

유엔은 13일 내놓은 연례 보고서에서 IS와 보코하람을 비롯한 13개 무장세력에 대해 '성폭행을 전술화하기 때문에 특별히 경계해야 할 집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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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 집단으로 분류된 단체는 기존 민주콩고의 12개 반군 세력, 남수단의 5개 무장단체 등을 포함해 총 45개로 늘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에서 2014년은 성폭행, 성노예화, 강제결혼과 같은 끔찍한 사태로 얼룩졌다고 기술했다.

특히 보코하람과 IS 등이 작년에 이라크, 시리아, 나이지리아에서 저지른 성폭행은 위세를 과시하고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며 자금을 조달하는 전술적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성폭력을 전술화한 국가로는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부아르,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말리, 리비아, 예멘, 남수단 등 19개국이 열거됐다.

특히 보코하람의 여학생 집단 납치를 가장 충격적 사건 가운데 하나로 거론했다. 보코하람은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4월 14일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치복의 학교에서 여학생 276명을 집단으로 납치했다. 보코하람은 납치한 학생들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킨 후 강제로 결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강요된 결혼, 노예화, 인신매매가 보코하람의 운용방식, 사상의 핵심"이라며 "납치된 여성이 저항하면 살해 위협을 받는다"고 밝혔다.

IS도 지난해 6월 이라크 모술을 장악했을 때 현지 소수 민족인 야지디족의 젊은 여성들을 성노예로 삼아 대원들에게 선물하거나 시장에서 팔기까지하는 등 성노예 파문을 일으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보고서는 "IS는 소수 민족을 박해하고 반대 세력을 억누르고 공포를 퍼뜨리기 위해 성폭력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콜롬비아에서는 고향을 잃고 토지 배상을 요구하는 여성들이 무장 조직들의 성폭력 표적이 됐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권력 투쟁 과정에 상대를 굴복시키고 모멸감을 주기 위해 서로 자행한 성폭력이 2,527건에 달했다. 

남수단도 집단 성폭행, 거세, 강요된 탈의, 낙태 등을 겪었다. 남수단에서는 남녀 불평등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처벌도 뒤따르지 않아 이런 폭력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태다.

반기문 총장은 마지막으로 IS, 보코하람, 알샤바브, 안사르 디네, 알카에다 연계조직 등의 세력 다툼 속에 자행되는 성폭행을 막으려면 이들 조직을 해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