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수익률이 바닥인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뛰고 있고 임대 수익 상승 기대까지 겹치며 전 세계의 부동산 거품 우려가 또다시 부상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서치 기관 MSCI은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이 갈수록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부동산 거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미국이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으로 전 세계를 금융위기에 빠뜨린 전력이 있음을 상기시킨 후 금융위기 이전보다 낮은 수준인 임대 소득이 이제는 오를 것으로 투자자가 기대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FT는 이에 대해 영국의 평균 부동산 임대 수익률이 17.9%이고 런던은 수익률이 무려 20%에 달하지만 미국은 11.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MSCI의 피터 홉스 리서치 책임자는 FT에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우려되지만, 채권 수익률이 워낙 낮아서 (가격 폭등에도) 부동산 투자가 상대적으로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무작정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한 주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기조로 싼 자금이 몰리는 것도 부동산 과열을 부추겨왔다면서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양적완화에 본격 가세했기 때문에 부동산 거품이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분석은 '제로 금리' 장기화로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시장 전반의 심각한 거품이 우려된다고 제임스 블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의 경고와 같은 맥락이다.
블러드는 15일 워싱턴D.C. 회동을 위해 준비한 연설에서 "제로 금리가 너무 오래 유지되면, 자산 거품 위험이 커진다"면서 "일단 거품이 형성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를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주택시장 거품 폭발이 미국의 지난 경기 침체의 원인임을 상기시켰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5일 발간한 반기 '세계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 과열을 지적하면서,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의 재정 부담이 "국경을 넘는 충격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