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 분쟁도서에 군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를 건설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군사 컨설팅업체인 IHS 제인을 인용해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도서인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에 첫 비행장 활주로를 짓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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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그룹 산하의 상업용 위성이 2월 6일과 3월 23일 촬영한 영상을 비교해보면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의 북동쪽에 길이 503m, 폭 53m의 포장된 활주로가 새로 건설돼 있는 사실이 나타나 있다. 

전투기나 수송기, 초계기 등이 이착륙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이 암초는 중국이 점거하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 7개 암초 및 환초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헬기장과 부두 등 시설물을 갖춘 인공섬으로 변모했다.

IHS 제인은 또 3천m 길이의 활주로를 들일 수 있을 정도로 확장된 이 인공섬에서 다른 시설물을 위한 포장 및 정지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공군비행장의 활주로는 통상 2천700∼4천m 길이다. 

제임스 하디 IHS제인 아시아·태평양 에디터는 "3천m 활주로는 거의 모든 군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만 해도 이 암초는 원초적인 상태였는데 현재 비행장과 완벽에 가까운 항구를 두고 있는 점을 볼 때 중국이 인공섬 건설에 나서고서는 주저함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상은 중국이 스프래틀리군도내 수비 암초에서도 활주로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 크기의 또다른 인공섬을 건설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해군정보국(ONI)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지난 한해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 7개 암초에서 수백만㎡ 규모의 땅을 확보했다"며 "중국이 해경 및 해군 작전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더 큰 시설물을 지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만도 점유중인 스프래틀리군도의 한 자연 섬에 활주로를 갖추는 등 다른 국가들도 이 분쟁지역의 도서에 시설물을 짓고는 있지만 중국의 최근 움직임은 훨씬 더 규모와 범위가 크다. 

이 해역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암초 확장 공사는 미국 동맹국인 필리핀을 포함해 주변 국가들의 우려를 사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새뮤얼 라클리어 미국 태평양 사령관은 이와 관련해 16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이 이들 섬에 궁극적으로 레이더 및 미사일 발사 기지를 배치하고 2013년 동중국해에 설치했던 것과 같은 방공식별구역(ADIZ)을 구축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클리어 사령관은 또 중국의 건설 프로그램 진행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면서 "이러한 활동이 계속된다면 중국은 자국 소유라고 주장하는 해양 영토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중국의 주권 범위내에 있는 사안으로 그 어떤 국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관련국들에게 이를 직시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