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4일(현지시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의 초기 자본금이 애초 알려진 500억 달러(53조 9,600억 원)가 아닌 1,000억 달러(107조 9,300억 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AIIB 예정 창립회원국이) 뜻밖에도 57개국으로 늘면서 (처음부터) 1,000억 달러에 맞춰 지분율을 나누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AIIB 출범 계획을 발표하면서 초기 자본금을 500억 달러로 예상했다. 또 앞으로 추가적인 투자를 받아 점차 1,000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예정 창립회원국들은 이달 20∼22일 싱가포르에서 제5차 교섭대표회의를 하고 협정문 협상을 마무리한 뒤 내달 베이징서 서명식을 연다.

협정문에는 초기 자본금 규모에서 핵심 쟁점이 돼온 지분율 배분 기준, 역내·역외 국가의 지분율 비중, 투표권 배분 문제, 이사회 구성 등에 관한 합의 결과가 담길 예정이다.

소식통은 또 "지분율 배분 기준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구매력 평가(PPP) 기준이 혼용될 것"이라며 "다른 국제기구들의 지분율 배분 기준이 'GDP 60%·PPP 40%'가 지배적인 만큼, AIIB도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분율 참가국의 AIIB 지분율은 GDP 산정을 환율만 고려한 경상 GDP로 할지, PPP를 반영한 실질 GDP로 할지, 아니면 그 둘의 조합으로 할지에 따라 나라별로 득실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경상 GDP에 60%, PPP 반영 실질 GDP에 40%의 가중치를 뒀을 때 한국 지분율이 가장 높아진다고 분석한 바 있다.

소식통은 한국 지분율의 경우 중국, 인도, 러시아를 제외하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지분율은 3∼3.5%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역내·역외국 지분율 비율은 75%대 25%로 맞춰지고 있고 이사회는 역내 9명, 역외 3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AIIB의 투자·대출 등에 이용될 기본통화는 달러화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