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국제 원유 가격이 대폭 하락했는데 휘발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내려 미국 소비자들이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기름값을 더 낸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 유가의 하락폭에 비해 기름값을 상대적으로 덜 내린 정유사만 재미를 본 것.

Like Us on Facebook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소비자들이 휘발유 값이 과거 패턴대로 떨어졌을 경우와 비교해 올해 최소 10억달러(1조1,400억원)를 더 낸 것으로 분석됐다고 3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현재 갤런당 평균 2.18달러 수준으로 1년간 28% 떨어졌다.

하지만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같은 기간 50% 이상 폭락했다.
 
이에 제임스 스톡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8월 15일 이후 소비자들이 기름값을 적어도 10억∼25억달러 이상 더 부담했다고 추산했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 하락폭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정유회사들 때문.

발레로 에너지, 테소로, 마라톤 등 미국 3대 정유회사들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12억7,000만달러나 증가했다.

제임스 스위니 스탠포드대 교수는 "가솔린 소비자 가격이 로켓처럼 올라갔다가 깃털처럼 떨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12월만 해도 휘발유 가격의 80%를 원유가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마케팅과 정유 비용, 세금 등이었지만, 현재 원유 비중은 46%로 떨어졌다.

하지만 정유회사들은 "수요 공급 같은 조건이 소비자 가격을 결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낮은 휘발유 가격과 경기 회복 덕분에 운전자들의 차량 운행을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했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는 것.

실제로 저유가 때문에 미국인들은 올해 1∼8월 기록적인 2조900억마일의 총 주행거리를 기록했고, 이 기간 휘발유 소비도 3%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