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1.5% 수준에서 7개월째 동결됐다.
한은은 14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본관 회의실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4년 8월과 10월, 작년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가 내린 뒤 7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게 됐다.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어렵고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융시장 일각에는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 등 경기회복이 부진한 양상이어서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남아있다.
해외에서도 연초부터 중국의 경기불안과 주가 폭락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하자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려는 국가들이 늘고 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작년 말 연방기금 금리 인상에 착수하면서 내외 금리 차가 줄어든 데다, 국내의 저금리 기조로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점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도 추가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6일 하루를 제외하면 지난해 12월 2일부터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순매도 규모는 약 4조 3천억 원이다. 하지만 한은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국내 경기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부채가 1천200조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마당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한층 커져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게 된다. 이에 한은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기 상황을 주시하면서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하향 조정이나 이주열 총재의 경기둔화 우려 발언이 나오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