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재임 기간 처음으로 모스크(이슬람 사원)을 찾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볼티모어 이슬람 소사이어티'에 방문해 연설을 통해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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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포비아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비판을, 이슬람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문제로 지적하는 것을 이슬람포비아로 모는 것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때 씁쓸함이 남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TV와 영화가 무슬림들을 굉장히 왜곡되게 묘사한다"면서 "9.11 테러와 파리 테러, 샌버나디노 무슬림 총기 난사 등으로 말미암아 테러와 신앙을 뒤섞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9.11 테러와 파리 테러, 샌버나디노 무슬림총기 난사 등이 코란의 지하드(성전) 교리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하고 있다. 이슬람의 테러는 단순한 테러가 아니라, 신앙에 근거한 테러여서 신앙과 테러를 뗄 수가 없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지적이다.
또 영화나 TV에서 무슬림들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는 것을 이들만의 문제로 삼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오늘날 대부분의 테러리스트들이 무슬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슬림하면 테러리스트를, 테러리스트하면 무슬림을 떠올리게 한 것은 무슬림 자신들인지도 모른다.
더 큰 문제는 무슬림들이 이들 테러리스트들을 척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슬람이 이런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주기만 해도, 많은 이들이 무슬림과 테러리스트들을 하나로 엮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을 한통속으로 엮는 행위가 결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비난을 자초할 것이다. 그러나 무슬림들은 이런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는 소수의 이단과 사이비들에 대해 절대 방관하지 않는다. 타종교나 무신론보다 더 강하게 비판하고, 또 단호하게 기독교가 아니라고 철저하게 선을 긋는 것이 이단과 사이비 문제다. 물론 정치적으로, 잘못된 동기로 이단 누명을 씌우는 경우도 있지만, 기독교는 성경에서 벗어난 이단에 대해서 절대로 타협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단이 기독교 전체를, 특히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시키는 것을 누구보다 두려워하고 심각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이단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기독교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중학생 딸을 죽인 사실을 1년 가까이 숨겨오다 경찰에 체포된 목사 겸 신학대 교수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누구보다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성과 회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꼭 이런 윤리 도덕적인 문제들 뿐만이 아니라 교리의 해석 문제를 놓고도 치열한 논쟁을 벌이며, 성경으로 돌아가려고,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기본적으로 올바른 진리, 진정한 진리를 추구하려는 마음이 강하고,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는 건물의 기초가 잘못되면 피사의 사탑처럼 건물 전체가 삐뚤어지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슬람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 지하디스트들, 극단주의자들과 철저하게 선을 긋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또 이슬람의 본산이요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동에서는 IS 격퇴에 나서고 있지 않고 있다. 종교자유를 억압하고 인권탄압 및 지하드를 조장하는 코란이나 하디스 등의 문제 구절들에 대해서도 바로잡으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일부 무슬림들이 이슬람 해석을 왜곡되게 하고 있다"면서 "무슬림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테러리스트들의 선동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 무슬림들이 이슬람 해석을 왜곡하게 한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지하드 등의 근거가 되는 문제가 되는 코란 구절에 대한 올바른 이슬람 해석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이슬람을,코란을 올바로 해석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제시해야, 이슬람에 대해 왜곡되게 해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 있다. 그의 발언은 그저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에 기초한 것일 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더 나아가 자신이 미국 무슬림들에게 하고 싶은 두 단어는 "감사합니다"(Thank you)라고 말했다. 또 미국 내 무슬림들이 공동체를 섬기고 강하게 만들었으며, 이웃과의 삶을 제고하고, 하나의 가족으로 단결시켰다고 평가했다.
무슬림들은 기독교인들보다 더 강력하게 동성애에 반대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을 미국의 적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서 각종 테러 등을 벌이고 모의하고 있는 무슬림들에 대해서는 적 등의 과격한 말을 일절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한없이 긍정적이고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편향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9.11 테러나 샌버나디노 무슬림 총기 난사로 희생당한 미국인들이 적지 않고 지금도 테러 모의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지만, 이러한 사태들을 일으키고 있는 이슬람의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그들의 대변자가 되어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무슬림의 대통령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지나칠까?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을 향해 "미국의 다수를 차지하는 동료 기독교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편견을 방관하는 이들이 되지 말자"면서 "우리가 '종교의 자유'를 진지하게 여긴다면, 어떤 한 종파를 공격하는 것은 다른 종파 모두를 공격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깨달으라"고 가르치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가 이슬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슬람을 비판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 무엇보다 이슬람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모두 이슬람을 믿어야 하며, 다른 종교를 믿는 것은 물론 종교를 갖지 않을 자유도 인정받지 못한다. 이슬람 외에 다른 종교는 없으며 선교 활동도 할 수 없고, 이슬람을 믿지 않을 경우 박해를 넘어 죽음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왜 지적하지 않는 것일까? 유럽에서도 이슬람은 유럽의 사회와 문화와 법을 존중하지 않고 게토화되고 있으며, 유럽을 이슬람화시켜가면서 다른 이들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필자는 반문하고 싶다. 이슬람포비아가 일어나는 이유가 근거 없는 이슬람에 대한 공포나 증오, 혐오감 때문일까? 아니면 이슬람이 이런 포비아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를 제공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경우 이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로 보인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가해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들이나 피해자들의 편에 서서 이슬람을 비판하는 이들을 포비아로 몰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포비아로 매도되는 것을 걱정해 침묵해야 하는가? 이들을 포비아로 모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의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변화와 개혁을 촉구하면서 이슬람 포비아에 대해 우려한다면 그의 발언에 대해 전혀 문제를 삼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오히려 대출이자를 받지 않고, 고리대금업을 금지하며, 주류, 무기, 도박, 포르노 등 비윤리적 사업에 돈을 빌려주지 않는 이슬람의 샤리아 은행에 대해서는 아주 긍정적으로 여기며, 기독교와 일반인들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은행을 기독교인을 포함해 일반인들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날 전 세계를 경제 위기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 금융산업이 아닌가?
하지만 종교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여성과 어린이, 장애인 등의 인권을 탄압하고, 지하드 등의 명분을 제공하는 이슬람과 코란은 비판해야 하며, 변화와 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 이슬람을 비판하고,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 왜 잘못된 것인가?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비판하면서 변화와 개혁으로 이끄는 것은 지극히 옳고 바람직한 것이다. 이것을 포비아라고 하면서 입을 틀어막는 것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의 억압이라 할 수 있다.
이슬람이 스스로 변화와 개혁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이런 이슬람에 대해 비난과 비판을 일삼는다면 필자가 나서서 그들에 대해 포비아라고 비판할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이라 말하지 못하게 하는, 포비아라고 모는 이 시대가 지극히 유감스럽다. 또 정치지도자들이 한쪽 편에 서서, 이슬람 편에 서서 이슬람을 옹호하고 이슬람을 비판하는 이들을 포비아라 딱지 붙이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슬람을 변화와 개혁으로 유도하려는 의지와 노력은 보이지 않으면서, 그저 이슬람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을 포비아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의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현재의 심각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이슬람, IS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국의 지도자요 더 나아가 세계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오히려 세계 위기를 자초하고 방관하는 자로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IS는 그의 임기 내에 일어났다.
이슬람에 대한 비판이나 문제 지적을 포비아라고 몰지 말고, 말로 공격하지만 말고, 비판이 잘못됐다면 그것에 대해 지적해달라. 그렇지 못하다면, 오히려 근거 없는 '포비아 몰이', '포비아 매도'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며, 오히려 자신이 '이슬람비판포비아'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노승현 재경일보USA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