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의 교통사고 평균 처리비용은 279만원으로, 국산차의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제차는 수리비 자체가 비싼데다, 렌트비도 국산차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2014년 사고 차량 중 보상이 끝난 337만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고 외제차 1대당 지급된 평균 미수선 수리비는 279만원으로 국산차 83만원에 비해 무려 3.4배나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미수선 수리비는 견적서에 나온 예상 수리비를 보험사가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외제차 사고 처리비용이 비싸지는 이유 중 하나는 수리 기간에 대신 사용할 차를 빌리기 위한 렌트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외제차 사고 1건에 지급하는 평균 렌트비는 134만원으로, 하루 렌트비가 국산차보다 비싼 데다 평균 수리 기간도 5.6일로 국산차(4.0일)보다 1.2일 길어 국산차(37만원)에 비해 렌트비가 3.6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후 렌터카 이용률 역시 외제차 운전자가 더 높게 나타났다.

사고 후 다른 차를 빌린 외제차 운전자는 53.7%, 국산차 운전자의 33.2%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제차는 대체 부품이 부족한 데다라 부품 유통구조도 불투명해 수리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며 "특히 미수선 수리비 책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외제차 수리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보험개발원은 "외제차 특성상 부품 조달에 시간이 더 걸리고 정비업체도 수도권에 집중돼 수리하는 데 오래 걸린다"면서 "과도한 렌트비 부담이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4일 한 운전자가 5억원에 달하는 벤틀리의 뒷부분을 들이받은 뒤 바로 차에서 내려 벤틀리 운전자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일도 있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한 승합차 운전자는 차량 정체 현상을 빚고 있던 상하이 요금소 앞에서 260만 유로(한화 약 4억7000만원)에 달하는 벤틀리와 접촉사고를 내고 엄청난 수리비를 예상하며 망연자실해 무릎을 꿇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무릎을 꿇은 승합차 운전자를 일으켜 세우며 "당신 잘못은 없다. 벤틀리 운전자가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해 생긴 일"이라고 말했고, 다행히 엄청난 수리비를 물어야 할 상황은 면하게 됐다.

그렇다면 운전자가 벤틀리 차량과 추돌사고를 낼 경우, 배상해야 할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2015년 6월 강남구에서 벤틀리를 탄 부인이 페라리를 탄 남편을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고가 났던 페라리와 벤틀리는 각각 시가 3억 6천만원과 3억원가량이었으며, 추돌사고로 인한 수리비만 무려 3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고의사고라는 것을 감추고 수리비를 보험처리를 하려다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준 바 있다.

또 2014년에는 싼타페 운전자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시가 3억 원짜리 수입차 벤틀리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는데, 벤틀리 수리비로 1억5천만 원이 나왔고, 한 달의 수리기간 중 하루당 150만 원의 렌트비가 추가돼 총 견적이 2억 원이나 됐다. 산타페 운전자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물 배상 한도는 1억 원이어서, 나머지 1억 원을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동종의 외제차량 대신 배기량이나 연식이 유사한 국산차량도 렌트가 가능하도록 보험 약관을 바꾸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거리 위의 흉기', '거리 위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외제차. 그러나 현재로써는 외제차와는 사고를 안 내는 길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