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시내 한복판에 있는 한 지하철 역 부근에서 어린아이의 잘린 목을 들고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한 무슬림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 여성은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온 뒤 과격화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무슬림 여성의 과격화된 과정에 대해 데일리 메일과 익스프레스, 라이프 뉴스 등이 1일 보다 상세하게 보도했다. 특히 이 여성이 정신병자냐 아니냐를 놓고 경찰과 피해 가족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 아이를 둔 엄마인 굴체크라 보보쿨로바(Gulchekhra Bobokulova·39)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간질과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나스타샤 메슈체리야코프(Anastasia Meshcheryakov, 나스타 M(Nastya M)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라는 이름의 4세 여아를 목졸라 살해했다.

이후 부엌칼로 아이의 목을 참수했고, 모스크바 서북부에 있는 이 집에 불을 지르고 나간 뒤 거리에서 아이의 목을 들고 "알라는 위대하다", "나는 당신을 살해할 것이다," "이 세상의 종말이 오고 있다," "나는 민주주의를 혐오한다," "나는 테러리스트다," "나는 당신에게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를 것이다", "나는 곧 죽을 것이다" 등이라고 외쳤다.

머리를 제외한 아이의 시신은, 화재 진압 후 아이의 침대에서 발견됐다.

이 우즈벡 출신의 무슬림 여성은 이전에 한 번도 히잡을 두른 적이 없는 평범한 여성이었다.

가정부(보모)로 일하기 위해 약 3년 전에 우즈벡에서 러시아로 왔으며, 희생자 여아의 집에서는 약 1년 6개월간 함께 생활해왔다.

그러나 자신이 러시아에서 일하는 동안 우즈벡에서 동거남이 바람이 나 다른 여성과 새가정을 꾸린 것을 알고 나서 러시아로 돌아온 뒤부터 행동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 여성은 첫 번째 남편과 2002년 공식적으로 이혼하고 1년 전에 만난 다른 남성(역시 이혼 전력이 있음)과 동거했으며, 법적 결혼 관계는 아니었다.

첫 번째 남편에게 쫓겨난 그녀는 길거리에서 세 번째 아이를 출산했다고 한다. 또 세 아이는 뿔뿔이 흩어져, 한 명은 전 남편, 둘째는 여성의 아버지, 셋째는 새 동거남의 누이 집에서 살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프 뉴스와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 여성은 최근에는 동거남을 만나기 위해 4개월 전에 우즈벡을 방문해 25일간 머물렀는데, 동거남이 우즈벡에서 다른 여성과 딴 살림을 차리고 함께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모스크바로 돌아온 이 여성은 나스탸의 가족들에게 동거남이 바람을 폈다면서 불평을 털어놨다. 이후 혼자서 따로 있거나, 말을 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이슬람에 심취한 모습을 보였다.

나스탸의 부모는 이 여성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것을 알아챘지만,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인터넷을 하는데, 특히 소셜 네트워크의 글을 읽고 쓰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고, 또 기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등 행동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해 또 다른 보모를 구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탸의 부모는 아이는 돌보지 않고 인터넷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여성 때문에 인터넷을 끊기까지 했다. 그러나 어느날 집에 돌아왔을 때 인터넷이 다시 연결되어 있고 무슬림 보모는 아이는 돌보지 않고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이에 보모를 바꾸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더 빨리 바꾸지 못한 것이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이 여성이 15년 전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정신분열증과 조증으로 병원에 2년 동안 입원했었으며, 러시아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이상한 음성을 들었다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해 보도 검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이 사건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고, 러시아 신문들도 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러시아 TV 방송에서는 방송을 하기에는 사건이 너무 혐오스럽고 끔찍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 외에 한국 언론들도 이 사건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스타 가족의 친구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면서, 무슬림 가정부의 행동에서 어떤 이상한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친구는 "나를 믿어달라. 무슬림 가정부에게서 무엇인가 이상한 것이 있었다면, 친구가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을 리 없다"면서 "친구는 매우 예민한 여성으로, 정신이상자였으면 당연히 알아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는 무슬림 보모를 완전히 신뢰했으며, 가족 이상으로 여겼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부모가 일하는 동안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오고 있었다.

또 다른 친구도 한 언론에 무슬림 보모는 나스탸가 아기였을 때부터 돌봐왔고, 장애가 있는 아이를 혼자 감당할 수 없어 또 다른 모스크바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했던 보모를 들였다고 말했다.

또 이 보모가 최고의 추천을 받았다면서, "친구가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친구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친구는 이 무슬림 보모에 대한 모든 정보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많은 러시아 가정들이 타지키스탄인이나 우즈베키스탄인들을 가정부로 고용하고 있고, 이들은 아이들을 매우 잘 돌본다고 말했다.

또 평소에는 종교적이지 않았고 무슬림 복장도 하지 않았으며, 지하철 역에서 부르카를 두르고 아이의 머리를 들고 다닌 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한편, 이 여성은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이 같이 했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걸프 타임스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과 매우 가까운 한 친구는 무슬림 가정부가 최근 매우 종교적이 됐으며,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오랜 시간을 보냈고, 집안에 기도 카페트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CBS에 따르면, 피해자 가정은 오르욜 지역에서 장애를 가진 4세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고자 모스크바로 이사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의 아파트를 10년 장기 임대해 생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난산으로 인해 장애를 가지게 된 딸을 치료하기 위해 중국에 다녀왔으며, 독일에도 데려가기 위해 돈을 모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또 나스타의 참혹한 죽음에 엄마는 의식을 잃고 병원에 옮겨졌으며 아빠와 15세 오빠 모두 충격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러시아는 정교회 인구가 다수이지만, 무슬림도 코커서스와 카스피해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30%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