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 구직자들이 대표적 저임금 업종인 음식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절반 가까이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음식업 종사 청년층의 평균 월급도 1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음식점 및 주점업의 산업 특성과 고용구조 변화' 자료에 따르면, 모든 업종 중 임금수준과 처우가 가장 열악한 대표적인 저임금 업종인 음식업(주점업 포함) 취업자 가운데 청년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업 취업자는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2008년 183만9천명에서 2010년 172만4천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창업 증가 등으로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205만5천명까지 크게 늘어났는데, 특히 이 기간 청년 취업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업은 생계난에 시달리는 40∼50대 중장년 여성인력이 주로 유입되는 업종이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도 음식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취업난이 최악의 수준으로 심각해진 데다,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 생활비 등으로 인해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들이 음식업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음식업 취업자 중 15∼29세 청년층 비율은 지난 2008년 12.9%에서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4년 23.5%로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현재 음식업 취업자 4명 중 1명이 청년층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음식업은 저수익 저임급 업종으로, 이 업종의 성장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은 측면이 더 크다.
실제로 음식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음식점 전체 매출액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41.2% 늘어 전체 파이는 절반 가량 커졌지만, 자영업 공급과잉,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 커피전문점 난립 등으로 음식점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29.9%나 급감했다.
이로 인해 음식점 근로자의 1인당 연간 급여액도 같은 기간 1.4% 증가하는데 그쳐, 7년 동안 임금이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 임금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봐도 2014년 전체 근로소득자의 평균 연봉이 3천170만원, 대표적인 저임금 업종 중 하나인 서비스업 종사자의 평균 연봉이 2천380만원을 기록한 데 반해 음식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1천260만원이었다. 전체의 약 40% 수준, 서비스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매달 100만원를 급여로 손에 쥐는 것이다.
하지만 음식업에서 유독 청년층 취업자들에 대한 임금 혹사가 심각한 수준이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30대 음식점 종사자의 월급이 131만원에서 163만원으로 늘어났다.
연령별로도 40대(111만원→143만원), 50대(105만원→131만원)는 월급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청년층은 월급이 104만원에서 93만원으로 오히려 10% 넘게 줄어들었다. 물가를 감안하지 않고 순수한 월급만 놓고 봐도 월급이 7년새 감소했다는 것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대출이자를 내고 월세, 간단한 생활비 등을 제외하면 손에 남는 금액이 한 푼도 없거나 빚을 져야 할 수준이다.
또 청년층 음식점 종사자 중 최저임금도 못 받는 비율은 재학생 48.3%, 졸업생 31.9%에 달했다.
정현상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최저임금 위반 단속을 강화해 청년층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막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