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에 의한 토론토 도심에서의 자살 폭탄테러 모의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20대 용의자는 경찰과 대치 중 사살돼 다행히 테러에 의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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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는 사살 당시 자폭 테러를 위해 택시에 올라 막 범행에 나서던 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연방 경찰의 마이크 카바나 부청장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당일 드라이버의 범행을 저지한 작전이 매우 긴박하게 이루어졌다면서 "사실상 시간과의 싸움이었다"고 밝혔다.
이 용의자가 IS에 충성을 맹세한 동영상도 공개됐다.
캐나다통신과 CBC 등에 따르면, 사살된 테러 용의자는 매니토바주 위니펙 출신의 애런 드라이버(24)로 이날 밤 온타리오주 스트래스로이(Strathroy)의 집에서 경찰에 맞서다 사살됐다.
토론토의 남서쪽에 있는 스트래스로이에는 이날 오후 4시께부터 경찰이 주변을 차단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한 뒤 작전을 전개했다. 일부 주민들에게는 대피령도 내려졌다.
CBC뉴스는 드라이버가 대치 상황 중에 폭발물을 터트리면서 그와 다른 한 사람이 다쳤고, 이후 드라이버 체포를 위해 급습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드라이버는 온타리오 남부에서 순교 동영상을 찍은 다음 72시간 내에 토론토 지하철과 열차 등을 테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날 택시 뒷좌석에 앉아 막 출발하려던 순간 경찰 병력이 나타나자 드라이버는 차내에서 소지하고 있던 폭발물을 터뜨렸고 이에 경찰이 응사, 현장에서 사살됐다.
경찰은 범행을 위해 드라이버가 현장으로 출발하려고 하고 있는 것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택시 운전사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사에 따르면, 드라이버는 토론토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근교 도시 스트래스로이의 자신 집 앞으로 택시를 불러 40분 거리의 런던 시내 시티플라자 쇼핑센터로 갈 예정이었다.
쇼핑센터 근처에는 캐나다 횡단 열차 비아레일의 역과 그레이하운드 시외버스 터미널이 함께 있는 곳이어서 자폭 테러가 실행됐을 경우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최종 범행 대상으로 그가 어느 곳을 노렸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연방경찰은 지난 10일 밤 성명을 통해 "잠재적 테러 위협이 존재한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공공 안전에 대한 위험을 없애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드라이버는 위니펙에서 온주로 이주해 왔으며 대도시 공공장소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계획했다"며 일명 '론 울프'라는 단독범으로 현재까지 공범 등 다른 조직이 연관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드라이버는 주요 도시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새로 만들면서 경찰에게 꼬리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들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드라이버가 범행을 벌이기 전 제작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서 복면을 쓴 그는 서방의 '이슬람 적'들에 격분하며 적들이 피를 흘리는 수밖에 해결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IS에 충성을 맹세한 뒤 캐나다에서 테러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출퇴근 시간에 도심에서 폭발장치를 터뜨리겠다. 파리와 브뤼셀을 공격하겠다. 서구는 이슬람의 적"이라고 말했다.
카바나 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제보로 테러용의자의 신원과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또 드라이버가 혼잡한 출퇴근 시간 시내 공공장소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르려고 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전 8시 30분께 FBI로부터 복면을 쓴 테러용의자의 이미지와 테러를 예고하는 동영상 등에 대한 제보를 받았고 11시께 그의 신원을 확인했다.
드라이버는 IS에 빠져 공공장소에서 단독 자살폭탄 테러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주의자를 추적하는 인텔리전스 그룹은 IS와 연계된 아마크 뉴스통신사가 IS의 전쟁에 참여하는 '연합군'의 군인으로 '드라이버'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드라이버는 지난해부터 극단 이슬람주의와 관련된 활동으로 경찰의 관심을 끌어온 인물이었다.
특히 지난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IS를 공개 지지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과 호주의 현지 IS 추종자 내지 조직원들과 교신해 온 혐의도 받았다.
이에 법원은 그에게 이동제한과 IS 등 테러단체와의 접촉 금지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해부터 그를 위험인물로 주시하다 체포했으나, 지난 2월 검찰은 드라이버를 기소하지 않고 행동반경을 제한하는(이동제한) 조건부 보석에 합의해 석방했다. 소셜미디어 이용과 IS를 포함한 극단주의 단체와의 접촉 금지도 명령했다. 또 한 달에 두 차례 경찰에 행적 보고를 하고 위치 추적을 위한 전자발찌를 착용하도록 했다.
토론토스타는 "드라이버는 지난 2015년 캐나다 무슬림 커뮤니티를 상대로 IS에 가담하라고 선동해 오다 위니펙에서 경찰에 검거됐다"며 "이후 재판에서 테러조직과 일체 접촉하지 않겠다고 서약하고 풀려났으며 경찰과 보안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드라이버는 당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슬림은 캐나다 등 서양 사회에서 공존할 수 없다"며 "중동에 이슬람의 가치를 지키는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기독교인 가정이었던 부친과 모친 아래 태어난 그는 7살에 어머니가 사망한 후 아버지가 다른 여성과 재혼하자 방황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08년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IS에 동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대 시절 온라인을 통해서 이슬람에 대해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이버는 앞서 CBC에 자신이 아버지와 새 엄마와 관계성을 가지기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아론의 아버지는 캐나다 전국지 내셔널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오래 전부터 IS에 몰두해 성격이 달라졌으며 결국 우려했던 악몽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사제 폭탄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은 '아론이 대치 과정에서 폭탄을 터트려 주민 한 명이 다쳤고 두번째 폭탄을 폭발시키려 시도해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아들이 엄마의 죽음 이후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문 앞에 "성가시게 하지 마세요"라는 푯말을 붙여놓기도 했다고 한다.
아들이 이슬람에 심취한 뒤에는 라마단 금식을 지키고 할랄 음식을 먹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도 했다.
랄프 굿데일 연방공안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보고를 받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테러 위협에 대한 경계는 지난 2014년 발동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굿데일 장관은 이어 "정부는 모든 잠재적인 테러 위협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대응책도 마련해 두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캐나다 국민들 사이에 '반이민, 반난민' 정서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입소스'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51%)이 "테러 위협 국가 출신자의 입국이나 이민을 금지해야 한다"는 항목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입소스 관계자는 "금지 조치에 찬성하는 비율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며 "그동안 적극적인 외국인 유입정책을 펴왔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테러 확산과 국내 대부분 지역의 실업률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에 대한 혐오감보다는 유럽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테러 사건에 따른 불안감이 이 같은 반응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했다.
캐나다는 시리아 난민 등 무슬림 난민들을 수용하는데 적극적이며, 트뤼도 총리는 시리아 난민 1진이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직접 공항까지 나가 이들을 영접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