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위의 해운선사였던 한진해운의 몰락에 '비선실세'로 지목받은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한진해운이 미르재단에 돈을 적게 낸 것을 이유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후문이 퍼지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매출액과 비교해 적은 10억원을 미르재단에 냈는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게 됐다"며 "이는 돈을 조금밖에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재계의 시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200억원이 넘는 돈을 출연하고, LS나 두산도 15억원, 11억원을 낸 반면, 한진이 10억원밖에 내지 않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미운털이 박히게 되면서 한진해운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는 시나리오가 현재 재계에 파다하게 퍼졌다.
한편 해운업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금융당국은 이런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에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해석에 대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사건과 겹치면서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K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스위스 건설회사 누슬리에 3천억대 평창올림픽 경기장 공사를 주라는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관계자의 압박에도 조 회장은 이를 거부한 채 대림건설과 수의계약을 하는 바람에 조직위원장직에서 하차하게 됐다는 얘기가 조직위 안팎에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을 만났고 '그만 나오시라'는 말을 들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 이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는 바가 없고 뚜렷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