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포인트 깜짝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 7월 11년 만에 '빅스텝'(0.5%P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이 달에는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으로 밟았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급등하면서 유로존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9%를 넘어서면서 ECB의 결단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 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늘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리기로 결정했다"면서 "물가상승률이 중기목표치인 2%로 복귀하기에는 기준금리 수준이 한참 떨어져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라 러시아가 유로존에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내년 유로존 경제는 역성장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3일 러시아는 노드스트림1을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언제 가스공급이 재개될지는 '러시아산 유가상한제'인한 러시아의 반발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ECB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급등, 다시 문을 연 일부 부문의 수요압박, 공급망 차질이 물가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물가 압박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강화돼 물가상승률은 단기적으로 더욱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공급망이 원인으로 금리인상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억제하는데 극히 제한적이라고 비판한다.
더욱이 에너지와 식료품은 생활필수품목이기에 수요억제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공급망의 해결없이 금리인상만 할 경우 자칫 경기침체만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ECB의 금리 인상 결정이 발표된 후 상승세를 보이던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 반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