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지지 않는 제국으로 불린 영국의 최장 70년 재위한 군주 엘리자베스 2세는 19일(현지시간) 런던을 가득매운 추모객들의 배웅을 받으며 한 시대를 마감했다.
웨스트민스터부터 버킹엄궁을 거쳐 하이드파크 인근 웰링턴 아치까지 여왕 장례 행렬이 지나는 길을 지키고 8km까지 늘어선 이들은 여왕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보냈다.
외신에 따르면, 장례식은 오전 11시에 시작했으나 웨스터민스터 인근은 오전 6시경 추모인파로 가득했으며, 런던시는 오전 9시 20분경 장례행렬을 볼 수 있는 주요 지역은 추모인파로 가득하다고 했다. 버킹엄궁 앞은 오전 8시에 진입이 어려웠다.
8시부터 전 세계 정상과 왕족 약 조문객들의 이동을 위한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1시간 가량으 장례식이 끝날 무렵 영국 국가인 "God Save the King"이 울려퍼졌다. 여왕의 서거로 "God Save the Queen"이 챨스 왕을 지칭하는 the King으로 바뀐 것이다.
12시가 넘어 군악대의 웅장한 연주가 시작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이동을 시작했다. 그 뒤를 찰스 3세 국왕 등 여왕의 네 자녀와 찰스 3세의 두 아들 윌리엄 왕세자 등이 뒤 따라 걸었다.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군 직책이 박탈된 앤드루 왕자와 왕실에서 나간 해리 왕자는 군복을 입지 않았다.
군인 약 3천명이 참가하고 길이가 1㎞ 넘는 화려한 장례 행렬은 마지막까지 존경과 사랑을 받은 여왕을 향한 예우를 보여주는 동시에 영국 왕실의 권위를 한껏 과시했다.
이번 장례식이 거행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는 각국 정상과 왕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요 정상들의 조우가 이루어지면서 세기의 조문외교가 이루어졌다.
BBC에 따르면, 이 날 여왕의 장례식에 초청된 각국 정상및 외교 사절은 200개국 500여명에 이른다. 여기에 영국과 외교관계가 틀어진 러시아와 벨라루스, 미얀마 등은 수십년 만에 열린 가장 큰 규모의 외교모임에 초청받지 못했다.
한편, 엘리자베스 여왕 참배가 거절된 것으로 알려진 왕치산 부주석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런던에 도착해 첫날 조문록 작성하는 것으로 조율되었으나, 현지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한 영국 왕실의 시간 조정으로 조문및 조문록 작성을 하지 못 해 '조문 홀대'논란이 일었었다.
윤 대통령은 조문록에서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의 명복을 빌며 영국 왕실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힘써오신 여왕님과 동시대에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2022년 9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썼다고 대통령실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밤 뉴욕에 도착 20일부터 시작되는 UN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한미, 한일 정상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