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당국 "가스관 영구 훼손 된듯.. 바닷물흘러가 부식될 것"
러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독일 치안당국이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 4개 중 3개가 영구 훼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각) 독일 타게스슈치겔은 독일 치안당국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가스관 4개 중 3개가 영구훼손됐으며, 이를 빠르게 수리하지 않으면 바닷물이 흘러들어 가스관이 부식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가스관 4개 중 3개가 훼손돼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 당국이 분석을 하고 있지만, 수중 70~80m에서 폭발이 발생해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덴마크 당국은 1~2주 뒤에나 정확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7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 명의 성명을 내고 "모든 유효한 정보는 이 누출이 의도적인 행위의 결과라고 지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모든 고의적 교란에는 강력한 공동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배후가 누구인지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러시아를 특정했다.
가스관 폭발 배후는 누구인가? 서방 '러시아의 파괴공작' vs 러'미국 배후설'
러시아에 대한 EU의 의혹의 시선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를 지목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 가능했던 멍청하고 터무니없는 이야기"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노드스트림의 가동 중단에 관심이 없다. 러시아는 이번 사고로 가스 공급로를 잃었다"며 "노드스트림의 가동 중단은 유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번 사고로 유럽의 가스가격이 10% 폭등했고, 앞으로 미국이 천연가스 수출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난 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만약 러시아 탱크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스트림2는 더는 없을 것"이라며 "내가 장담한다. 우리는 그것을 끝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노드스트림2를 없애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가 무슨 뜻인지 아무도 모른다"며 "노드스트림 비상 사태 이후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미 에너지 기업의 수익이 급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측은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답해야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가스관 노출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서 다룰 것을 요구했다.
이와같은 러시아의 의혹에 대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노드스트림2의 물리적인 파괴나 제거를 의미하 것이 아니라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미였다면서 러시아의 의혹을 일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치는 파급
이번 가스관 폭발사고는 러시아가 공급을 해주기로 결정한다 할지라도 '적어도 수개월 혹은 수년간 유럽이 더 이상 해저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공급받기 어려워졌다'는 점과 천연가스 액화저장 창고가 없는 러시아로서는 당분간은 천연가스를 판매할 수 있는 해상루트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더 이상 유럽내에서 에너지난을 우려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종식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러시아로서는 당장 천연가스 판매를 통한 전쟁비용 조달이 불가능해졌다는 점과 전쟁이 끝나더라도 가스 판매를 통한 경재재건 비용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편, 유럽으로서는 러시아에 대한 완전한 에너지 독립의 길을 열어야만 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천연가스를 기반으로한 러시아의 대유럽 협박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