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미국 국채, 금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불안 심리가 여전해서다.
제 2의 실리콘밸리뱅크(SVB)'로 지목받으며 위기설이 불거진 중소 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뱅크런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JP모건체이스 등의 지원으로 예금 인출 등 은행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2일(일) 밤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보험한도에 관계없이 예금보호를 해주겠다며 SVB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파산 위험에 직면한 퍼스트리퍼블릭 등 중소형 지역은행에서의 뱅크런이 일어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는 뱅크런이 일어난다면 정부의 처방이 먹히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월요일(13일) 심각한 뱅크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시는 급락세를 보이면서 불안증세가 완전히 가시지 않으면서 미국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13일) 뉴욕증시에서는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전일대비 70% 이상 폭락해 22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중반 리퍼블릭은행으 주가는 120달러를 상회했다.
13일(월)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556%포인트 하락한 연 4.03%로 마감했다.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1987년 10월 20일 이후 36년여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연 4%선이 깨지기도 했다. SVB 사태 직전에 연 5%를 돌파했던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3거래일 동안 1%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이 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179%포인트 떨어진 연 3.515%로 마감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과 같은 말이다. 국채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다.
미국 국채는 세계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블룸버그통신은 "광적인 수요가 이날 미국 국채 가격 급등을 가져왔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전망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 선물(4월물) 가격은 같은 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 거래일보다 2.6% 오른 트로이온스당 1916.5달러로 장을 마쳤다. 작년 11월 이후 최대 하루 상승폭이다.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1900달러를 넘긴 건 지난달 초 이후 한 달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