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냉전 시대 이후로 처음으로 미국인 기자를 간첩 혐의로 지난 30일 구금했다. 

이에 대해 미러 외교장관이 2일(일) 전화통화를 하고 석방 문제를 논의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에 전화를 걸어 미국인 기자에 대한 러시아의 용납할 수 없는 구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인 기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청하는 한편 러시아에 구금된 미 해병대원 출신 기업 보안 책임자 폴 휠런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에 구금된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Photo : 러시아에 간첩혐의로 구금된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에반 게르시코비치(기자)는 국가 기밀 데이터에 해당하는 비밀 정보를 수집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주장하며, "불법 활동 사실에 따라 그의 운명은 법원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러시아 외무부의 성명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워싱턴과 서방 언론이 이번 사건에 정치적인 색깔을 입히려는 의도를 갖고 행동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32) 특파원을 간첩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금했다.

WSJ 기자가 어떤 간첩혐의로 구금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돌출행동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New Start 탈퇴를 선언하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미국의 무인정찰기에 대해서 자국의 전투기를 이용해 기름을 뿌리고 충돌해 추락시킨 바 있으나,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발표하자 미국 국방부에서 해당 영상을 공개한 바 있으나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와같은 러시아의 행태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 편을 들면서 미국이 무기를 공급해주고 있어서 전쟁이 불리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국제 제재로 인해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으나 뚜련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서 나오는 돌출행동으로 보인다. 

이번 WSJ 기자 구금 사태도 이와같은 일련의 행동으로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 당국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는) 그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으나 러시아가 이에 반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막다른 상황에 몰리고 있는 러시아의 이와같은 돌출행동은 계속될뿐 아니라 시간이 갈 수록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