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장기간 호황장 덕에 부를 축적한 베이비 부머(전후 1946∼1964년생) 세대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자산이 100조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막대한 '부의 대물림'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이는 미국 사회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4일(일) 뉴욕타임스(NYT)는 '사상 최대 부의 대물림, 친숙한 (부유층) 승자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처럼 진단했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집계한 미 가계의 총자산은 1989년 38조달러(물가상승분 반영 후 보정)에서 2022년 140조달러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이주 현재 베이비 부머 세대가 보유 중인 가계 자산은 100조 달러에 이르며, 이 중 84조 달러는 2045년까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자)나X세대(1965~1980년 출생자)로 이전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후 10년간 16조 달러가 추가로 이전될 것으로 NYT가 예상했다.

달러

베이비부머가 이 같은 '막대한 유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 세대가 경제활동을 한 시기가 미 자산시장의 황금시대와 겹쳤기 때문으로, 1983년 이후 40년간 미국의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은 500%에 달하며, 미 증시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같은 기간 2천800% 올랐다. 

이 기간 물가 상승률은 200%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태인 미 사회 양극화가 많은 자산을 축적한 소수의 부자가 그들의 자녀에게 부를 물려주면서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2022년 기준 미 가계 총자산의 90%를 상위 10% 가구가 갖고 있는 반면, 하위 50%가 가진 부는 전체의 8%에 불과한 수준이다.

막대한 부의 이전은 자녀 세대의 출발점을 다르게 해 이미 벌어진 미국 내 부의 양극화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NYT는 학자와 이론가, 시장 분석가들은 부의 이전이 진행될수록 불평등 이슈가 정책 공론장에 끌려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부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겠지만,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주목해야할 문제는 '부자들은 왜 계속 부자여야 하느냐'가 아니라 '왜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해야 하느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