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처럼 비상시 의회의 동의 없이도 발동할 수 있는 대통령의 예산 사용 권한을 통해 3억4500만달러(약 한화 4천400억원) 규모의 사상 첫 '대만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

30일(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3억4천500만달러 어치 군 장비와 용역, 훈련을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활용해 지원한다는 내용의 대만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다.

제공될 무기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과 정보 및 감시 장비 등이 포함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MQ-9 리퍼 드론 4대가 대만에 지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백악관

(백악관)

PDA는 비상시 의회 승인 없이도 미국의 무기와 군사 장비 재고로 타국에 대한 안보 지원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 권한으로, 미국은 지금까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30차례 이상 PDA를 발동했다.

긴급한 상황에 처한 제3국에 무기를 지원할 때 생산과 의회 승인 등 절차에 들어가는 시간을 '생략'할 수 있는 제도다 보니 상당량의 미국 무기들이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게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유럽의 안보를 지키는 데 핵심적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는 데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이번 PDA로) 미국은 처음으로 대만을 미군 장비 비축분으로 무장시키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앞선 논리를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연계는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9일 밤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고, 이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고 밝혔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도 성명을 내고 중국은 미국의 대만 군사 지원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은 대만해협의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새 요인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