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하마스 대원 시신 1천500구 발견"...하마스, 인질 살해 협박
유엔 "전면 봉쇄는 국제법 위반"...EU, 이·팔 외무장관 긴급회의 초청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사망자가 1천7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의 사상자 집계와 별개로 이스라엘군이 하마 무장대원 시신 1천500구를 발견한 데 이어, 가자지구 공습도 지속하고 있어 희생자 수는 더 늘 전망이다.
이스라엘군이 전면 봉쇄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사회가 중재 노력에 나섰지만, 양측 모두 완강한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 이스라엘 900명 이상·팔레스타인 788명 사망...더 늘 수도
현지 일간지 하레츠는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건당국 관리를 인용해 하마스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900명 이상 숨지고 2천800명 넘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서 시신 108구가 추가로 발견되는 등 지난 7일 새벽 하마스 무장대원이 침투한 남부 지역 상황이 정리되면서 사망자수가 늘었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 75년 만에 최대 사망자 규모로 이 가운데 123명이 군 장병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접경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고 남부 지역의 통제권을 대체로 회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이 과정에서 하마스 무장대원 시신 약 1천500구를 발견했다"며 "어젯밤 이후 추가로 침투한 무장대원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사망자가 700명을 훌쩍 넘어섰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770명으로 여기에는 아동, 청소년, 여성도 다수 포함됐으며 부상자도 4천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 밖에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지난 7일 분쟁 발발 이후 폭력사태로 팔레스타인 주민 18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분쟁 발발 나흘 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사망자를 합하면 1천700명에 육박하고, 양측 부상자 합계도 7천명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자지구 사망자 중에는 팔레스타인 기자 3명과 어린이 140명이 포함됐으며 가자지구 부상자 가운데 200명 이상이 어린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장병 50명을 포함해 최소 150명의 인질을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이스라엘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중국적자를 비롯한 외국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에 따른 외국인 사망자, 실종자, 인질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공습 지속...하마스, 인질 살해 협박
가자지구의 전면 봉쇄를 선언한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에만 200곳을 타격하는 등 이른바 '철검'(Iron Swords) 작전으로 지난 7일 바로 반격에 나선 이래 전투기, 선박, 대포 등을 동원해 지금까지 1천곳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790채의 주택이 파괴되고 5천300개의 건물이 손상됐으며 주민 40만 명이 단수 등을 겪고 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하마스는 100명이 넘는 민간인 인질의 살해를 협박하고 나섰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예비군 36만명에 동원령을 내리며 완전한 보복을 다짐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그들(하마스)이 숨을 곳은 없고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 찾아낼 것"이라며 공군이 가자지구를 겨냥해 4시간마다 한 번씩 집중 공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국에 방영된 TV 연설에서 "우리는 하마스를 공격하기 시작했을 뿐"이라며 "앞으로 수일간 우리의 공격은 그들에게 수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도 이날 알하다스TV 채널에서 전투가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 우려 고조...유엔 "전면 봉쇄는 국제법 위반"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와 이어지는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식료품과 의약품, 연료가 고갈되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가운데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집을 떠난 피란민이 18만7천5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3만7천명이 학교 등 대피소 80곳에 머물고 있다.
이집트와 맞닿은 가자지구 남쪽의 라파 통행로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유엔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가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분쟁 당사자가 공격을 할 때에도 민간인과 민간 재산·시설·물품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민간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품 공급을 막아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포위 공격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금지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세계식량계획(WFP) 등은 가자지구에 식료품과 의약품 등 인도주의 구호물품 공급을 위한 인도적 통로 개설을 촉구했다.
양측을 중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감지됐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외무장관을 이날 오후 예정된 EU 외교장관회의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EU는 앞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다만 영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미국의 지도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했다.
미국은 또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란에 분쟁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가 이란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하마스를 꾸준히 지원해 온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그는 테헤란에서 열린 사관학교 임관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힌 뒤 하마스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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