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산유국들이 총 하루 220만배럴에 달하는 자발적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하락했다.

30일(목)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90달러(2.44%) 하락한 배럴당 75.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달에만 5.06달러(6.25%) 하락해 2개월 연속 약세를 보였다. 2개월간 하락률은 16.33%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OPEC+는 이날 일부 산유국들이 석유 시장 안정과 균형을 위해 내년 1분기까지 하루 총 220만배럴의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사우디의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이 포함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자발적 감산으로 협의체 차원의 공식적인 의무 감산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유가도 회의 결과 전에 하루 100만배럴의 추가 감산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에 오름세를 보이다 합의 불발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OPEC
(사진=사우디아라비아 원전시설)

사우디가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이라크가 하루 22만3천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루 16만3천배럴을, 쿠웨이트는 13만5천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이 하루 8만2천배럴, 알제리가 하루 5만1천배럴, 오만이 하루 4만2천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하루 50만배럴의 원유 및 원유 제품을 감산하기로 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트레이더들은 이번 감산이 자발적인 감산으로 의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OPEC+ 회원국들이 감산을 따를지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앙골라는 이날 OPEC이 요구하는 새로운 생산 쿼터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는 내년 1월부터 하루 118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OPEC이 정한 111만배럴 쿼터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동안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OPEC+ 협의체의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위험을 우려해왔다. 산유국들이 앞다퉈 증산에 나설 경우 유가는 더욱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US 뱅크 에셋 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는 마켓워치에 "유가가 초기에 OPEC이 내년까지 감산을 연장하고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오름세를 보였으나 투자자들은 OPEC+ 산유국들이 이를 따를지 여부와 계절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시기를 앞두고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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